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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투데이] '한정판'에 끌리는 소비자들…왜?

[이슈 투데이] '한정판'에 끌리는 소비자들…왜?
입력 2017-07-07 07:33 | 수정 2017-07-0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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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재훈 앵커 ▶

    홈쇼핑 채널을 보다가 째깍째깍 시계 소리 들리면 별생각이 없다가도 어쩐지 수화기를 들고 빨리 주문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 시간이 지나면 다시는 저런 조건으로는 살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에 마음이 다급해집니다.

    한정판에 끌리는 것도 비슷한 이유입니다.

    한 문구회사가 300원짜리 '국민 볼펜'에 금을 입히고요.

    볼펜 심을 바꿔서 한정판 제품을 내놓았는데, 5만 원이라는 고가임에도 불티나게 팔렸다고 합니다.

    지금 안 사면 못 살지도 모른다.

    폭우에 폭염까지 견뎌가며 명품 매장 앞에 줄 선 사람들 역시 한정판 구입이 목적이었다고 합니다.

    관련 영상 먼저 보시죠.

    ◀ 리포트 ▶

    고가의 명품 브랜드 매장이 모여있는 서울 청담동의 한 거리입니다.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 큰 우산으로 햇볕을 가린 사람들이 줄지어 앉아 있습니다.

    오는 7일부터 한정 판매에 들어가는 옷과 신발, 가방 등을 사기 위해 밤을 새워 기다리는 겁니다.

    [류동환/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구하기 어려운 스트리트 브랜드와 명품 브랜드가 컬래버(협업)를 해서 발매를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가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옷을 사러 온 사람도 있지만, 희소한 한정된 제품을 사들인 뒤 웃돈을 받고 되팔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재작년 겨울에도 명동에서 명품 한정판 구입을 위해 이른바 '노숙 대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 박재훈 앵커 ▶

    이 더운 날씨에 저렇게 고생을 하더라도 사게 만드는 한정판이라는 세 글자.

    기업 입장에선 마치 마법의 주문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싶은데.

    정슬기 아나운서, 그래서인지 여기저기 한정판 안 붙은 물건이 없다 싶을 정도로 좀 너무 흔해졌어요.

    ◀ 정슬기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의류와 신발 브랜드를 들 수 있을 텐데요.

    유명 디자이너와의 협업, 혹은 인기 연예인의 착용 등 나름의 스토리를 붙인 한정판은 발매 후 몇 분만에 동이 나기도 합니다.

    화장품 역시 한정판 마케팅을 활용하는 주요 품목인데요.

    계절이 바뀌거나 크리스마스 같은 특정 시즌에 맞춰 한정 상품을 출시하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소품들도 한정판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면 인기가 급상승하는데요.

    한 커피전문점의 한정판 텀블러는 출시 때마다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박재훈 앵커 ▶

    한정판같이 구하기 어려운 물건을 사서 더 비싸게 되파는 사람을 리셀러라고 하는데, 한두 번만 되파는 게 아니라 아예 전문적으로 리셀만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안목만 있다면 어느 정도 수익률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요?

    ◀ 정슬기 아나운서 ▶

    네, 그게 가능한 이유는요.

    희소한 만큼 가격이 뛰기 때문입니다.

    앞서 소개드린 명품 브랜드의 한정판 티셔츠 같은 경우 현재 정가에 비해 중고 가격이 두 배 높게 형성돼 있고, 국가별로 소량만 판매된 또 다른 브랜드의 한정판 운동화는 정가의 5배가 넘는 가격에도 거래가 성사된다고 합니다.

    미국의 한 16세 소년은 희귀 운동화를 되파는 방식으로 지난해에만 1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벌어들이기도 했는데요.

    리셀 시장에서 거래되는 품목에는 제한이 없는 편이어서 최근엔 한 가전업체가 창립기념일 선물로 직원들에게 나눠주려고 만든 블루투스 스피커조차 희소성이 있다는 이유로 중고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흔히 아이들 블록 장난감이라 생각하는 레고도 종류에 따라 고가에 거래된다고 해서 레테크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는데요.

    관련 보도 보시죠.

    ◀ 리포트 ▶

    베란다에 쌓인 상자들마다, 포장도 안 뜯은 '레고'가 가득합니다.

    모두 7백 60세트.

    포함된 레고 인형은 2천3백 개에 달하고 조립 블록 수는 20만 개가 넘습니다.

    [김제헌/'레고' 수집가]
    "가격이 싸다고 말씀드리면 거짓말일 것 같고요. 명작이라고 생각되는 제품들 위주로 (수집합니다.)"

    정가로 3천5백만 원어치인데 현 시세는 두 배, 7천만 원을 넘깁니다.

    해외 직구로 산 스타워즈 우주선은 10배, 7-8백만 원 선에 거래되고 보물선이나 채소가게 역시 7-8배씩 가격이 뛰었기 때문입니다.

    ◀ 박재훈 앵커 ▶

    네, 대단합니다.

    이렇게 리셀시장이 형성될 수 있는 건 정가의 몇 배를 주더라도 구입하겠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일 텐데, 왜 이렇게 한정판에 목을 매는 걸까요?

    ◀ 정슬기 아나운서 ▶

    네, 심리적인 이유로도 볼 수 있고요.

    어떻게 보면 기업의 전략에 소비자들이 현혹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을 텐데요.

    충분히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을 조금만 만들고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겁니다.

    아주 사소한 차이라도 개성을 드러낼 수 있다면 조금 더 비싸더라도 지갑을 열겠다는 최근 소비 행태와도 연관이 있고요.

    지금이 아니면 살 수 없다는 일종의 불안심리도 한정판 마케팅을 성립시키는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본인이 꼭 필요해서가 아니라 심리적인 다른 이유들 때문에 구매를 한다는 건데, 관련해서 전문가의 분석 들어보시죠.

    ◀ 리포트 ▶

    [곽금주/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나는 가지고 있다, 너는 가지고 있지 않지 않느냐' 라는 것에서부터 자존감도 높아지고요. 만족감도 높아지고, 다른 사람에게 과시할 수 있고 그러한 것으로 인해서 무분별한 과소비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죠. 또 이렇게 여러 사람들이 줄을 서 있으면 그 집단에 나도 소속되고 싶어서 동조하려는 성향들도 작용합니다."

    ◀ 박재훈 앵커 ▶

    앞서 말씀드린 리셀에 대해선 찬반이 엇갈립니다.

    시간과 노력을 들였으니 비싸게 파는 건 개인의 자유라는 의견과 리셀러들 때문에 정작 진짜 필요한 사람들이 돈을 더 들여야만 살 수 있게 됐다, 또 탈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이슈투데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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