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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투데이] 데이트 폭력 "매년 46명씩 숨져"

[이슈 투데이] 데이트 폭력 "매년 46명씩 숨져"
입력 2017-07-12 07:33 | 수정 2017-07-12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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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재훈 앵커 ▶

    누군가 사람을 만나고 싶어도 나중에 잘 헤어질 수 있을까.

    이걸 먼저 걱정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이른바 '안전이별' 이야기죠.

    어떻게 네가 헤어지자고 할 수 있어, 이렇게 다시 만나자고 따라다니는데 감히 거절해?

    폭력 사태가 나서 출동해보면요.

    이런 이유인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경찰은 토로합니다.

    기사 안 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해마다 마흔 명 이상이 사귀던 사람에 의해서 목숨을 빼앗깁니다.

    이제는 더 이상 이걸 '사랑 싸움'이라 보면 안 되겠죠.

    감정의 골이 깊어 설까요, 수법도 참 잔인하고 엽기적입니다.

    보시죠.

    ◀ 리포트 ▶

    황 씨는 하루 전 6개월간 사귀던 여자친구에게 청혼을 하며 혼인 신고를 하자고 했지만, 여자친구가 선뜻 대답을 하지 않자 자신의 오피스텔에 감금했습니다.

    감금은 20시간 동안 계속됐고, 이 사이 온몸을 때리고 성폭행까지 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 리포트 ▶

    23살 정 모 씨의 집에 10여 명의 남성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왔습니다.

    이들은 문을 두드리며 정씨를 찾았지만 정 씨는 모두 모르는 남성들이었습니다.

    [정 모 씨]
    "난생처음 보는 사람들인데 와서 이름도 부르고 혹시 문이 열려서 들어와서 해코지할까 정말 무서웠고 10분이 지옥 같았어요."

    남성들은 채팅 어플에 올라온 정 씨의 개인정보를 보고 찾아온 자들이었습니다.

    정 씨의 남자친구 김 모 씨도 여성을 때리고 성폭행했다는 허위사실이 유포돼 곤욕을 치렀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의 전 여자친구인 강 모 씨가 헤어진 것에 앙심을 품고 신상과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박재훈 앵커 ▶

    이 정도면 그 남자가 마음에 드나 이상형인가 이런 걸 따지기 전에, 분노조절 장애가 없나, 폭력적이지 않나 이런 걸 먼저 봐야 할 것 같은데요.

    그렇죠, 정슬기 아나운서. 그런데 이 데이트 폭력 입건 건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면서요?

    ◀ 정슬기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살펴봤는데요.

    지난해 연인 간 폭력 사건으로 입건된 사람은 모두 8천 3백여 명인데요.

    전년도보다 8%가량 증가한 수치입니다.

    피해자 성별은 대부분 여성이었지만, 일부는 남성도 있었는데요.

    유형은 폭행, 상해를 비롯해 감금, 협박, 성폭력은 물론 살인이나 살인미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습니다.

    수만 통의 협박 문자를 보낸 경우도 있었는데요.

    관련 보도 보시죠.

    ◀ 리포트 ▶

    다시 만나주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며 손에 스스로 상처를 낸 사진을 보냈습니다.

    다른 날에는 길거리 사진이 도착하기도 합니다.

    만날 때까지 쫓아다니겠다며 여자친구가 다니는 학원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겁니다.

    이런 메시지는 5개월간 최소 2만 건에 달했습니다.

    ◀ 박재훈 앵커 ▶

    아니 근데 저렇게 때리고, 협박 문자 보내고 하면 "생각해보니 제가 잘못했네요, 다시 만나요." 이렇게 돌아올 거라 생각을 해서 그런 걸까요.

    저러다 더 나가면 폭행이나 납치까지 하는 거죠?

    ◀ 정슬기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데이트 폭력의 경우, 반복적으로 일어나는데다 점점 강도가 강해진다는 특성을 갖고 있는데요.

    하지만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여성 중 절반 이상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혹은 내가 더 잘하면 변할 거라고 생각하거나 가해자가 구속되지 않고 풀려날 경우 보복이 두려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과거엔 경찰도 데이트 폭력을 둘 사이의 문제로 가볍게 넘겨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최근엔 112 신고 출동 시스템에 데이트 폭력 코드를 신설하고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하는 등 적극 개입하고 있는 방향으로 달라지고 있습니다.

    관련보도 보시죠.

    ◀ 리포트 ▶

    서울 강서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30대 남성이 현관문에 걸린 안전고리를 부수고 방 안으로 들어갑니다.

    고등학교 현직 기간제 교사인 31살 김 모 씨가 자신의 내연녀 집을 찾아가 흉기로 위협하며 얼굴을 마구 때린 뒤 20분 동안 감금한 겁니다.

    경찰은 최근 데이트폭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 날도 피해 여성이 김씨의 협박을 받고 출동한 경찰을 돌려보내려 했지만 이상한 낌새를 알아챈 경찰은 현장을 확인하겠다며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박재훈 앵커 ▶

    사실 사람을 만나고 있을 때는, 푹 빠졌을 때는 잘 모릅니다.

    모든 걸 간섭하려 하고 누구랑 만났어 집착을 해도 나를 사랑해서 그런 걸 거야, 하는데 이게 전조증상일 수 있다고요?

    ◀ 정슬기 아나운서 ▶

    네, 맞습니다.

    너무 사랑해서 그러는 걸지 모른다, 그렇게 넘겼다간 더 큰 화를 입을 수 있는데요.

    현재 피해를 입고 계시다면 가족이나 동료 등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전문기관에 상담을 요청하시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상대방과 만나야 하는 일이 생기면, 단둘이 만나지 말고 안전한 시간과 장소를 골라 믿을만한 사람과 함께 가야 하고, 형사 처벌에 필요한 증거들은 잘 수집을 해두셔야 합니다.

    문자, 메일 같은 증거들은 물론, 신체적으로나 성적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병원을 찾아 증거를 남기셔야 무거운 처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박재훈 앵커 ▶

    사실 이 코너에서 첨예한 사회 문제들에 대해선 결론을 잘 안 내려드립니다.

    그런데 오늘은 명확한 얘기를 하나 해드리죠.

    때린 다음에 다시는 안 그러겠다, 손이 발이 되도록 빌면서 울고불고해도 폭력은 절대 한 번에 끝나지 않습니다.

    때로는 단호함이 필요한 것, 그게 인생이죠.

    이슈투데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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