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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오아시스] 선거비용 미반환 실태…선거사범 108명·금액 220억

기사입력 2018-12-24 14:55 최종수정 2018-12-24 17:35
선거보조금 미반납자 선거법 국세청 선관위
◀ 앵 커 ▶

돈이 없어도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선거 비용을 국가가 보전해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등을 위반한 사실이 밝혀져 당선 무효가 되면 지원받은 선거비용을 국가에 반환을 해야 되는데요.

하지만, 이걸 하지 않고 있는 선거사범들이 무척 많다고 해서 저희 MBC 뉴스데스크에서 심층 취재했습니다.

직접 취재한 탐사기획팀 서유정 기자 나와 있습니다.

서 기자 이번 취재 꽤 공을 많이 들이셨잖아요.

처음에 어떻게 이 문제를 포착하게 되셨습니까?

◀ 서유정 탐사기획팀 기자 ▶

저희 탐사기획팀이 지난 9월에 국회의원들의 정책 연구비 관련해서 취재를 했었습니다.

그때 또 다른 문제로 제기가 됐던 게 바로 이 선거비용 반환이었는데요.

그래서 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서 관련 자료를 요청을 하고 저희 팀 기자 4명이 달라붙어서 미납자들의 이름과 미납 금액 그리고 혐의 등을 일일이 분석하는 데 두 달 가까이 걸렸습니다.

◀ 앵 커 ▶

그러면 이번 사안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 선거 비용 지원이라는 거는 어떤 제도고, 또 어떨 때 이 비용을 다시 반납해야 하는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 서유정 탐사기획팀 기자 ▶

선거철만 되면 후보자들이 이렇게 길거리에 유세 차량을 끌고 나와서 명함도 돌리고 그다음에 홍보물도 이렇게 돌리면서 여기저기 나눠주면서 참 바쁘게 돌아다니잖아요.

그런데 이때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 비용, 또 인건비 등이 모두 선거비용에 포함이 됩니다.

19대 총선의 경우 출마자들이 쓴 평균 선거 비용이 1억 2,800만 원 정도인데요.

결국, 돈이 없으면 선거에 출마하고 싶어도 기회를 잃게 되는 셈이죠.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이 비용을 보전해주는 선거비용 보전제도라는 게 있습니다.

선거에서 10%가 넘는 득표율을 얻으면 절반을, 그리고 15%가 넘으면 전부를 지원해주는데요.

그런데 선거가 끝난 뒤에 만약에 부정한 방법으로 선거를 치른 게 확인이 되면 그래서 당선무효형이 확정이 된다면 이 돈을 반환을 해야 됩니다.

그런데 취재해 보니까 이 돈을 돌려줘야 하는 선거사범이 모두 108명이었고요.

반환 금액은 220억 원이었습니다.

◀ 앵 커 ▶

220억 원, 상당히 큰 액수인데요.

이분들이 사실 국민을 위해서 일하겠다고 나섰던 분들인데 이게 다 국민의 세금이잖아요.

이걸 반환하지 않고 있다는 게 이유가 궁금합니다.

일일이 만나서 또 취재를 해보셨죠?

◀ 서유정 탐사기획팀 기자 ▶

저희가 전직 국회의원, 그다음에 전직 교육감, 낙선자들 중에서도 당선 무효형을 받은 출마자들을 만나봤는데요.

선거 출마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던 재산 내역을 토대로 상가나 땅 그리고 아파트 등의 등기부등본을 일일이 다 떼보고 아직까지 소유주가 변동되지 않았거나 배우자의 명의로 돼 있는 주소지 등을 방문했습니다.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 전국을 돌아다녔는데요.

이렇게 어렵게 만난 이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억울하다는 건데요. 한마디로 당선 무효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건데 이분들의 이야기 잠깐 들어보겠습니다.

[최명길/전 국회의원]
"많은 사람들의 경우는 그 당선 무효라고 하는 판결 자체에 대해서 승복할 수 없는, 그런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있어요."

[김세웅/전 국회의원]
"이중 삼중으로 보전금도 반환해라, 배지도 반납해라, 이건 법 자체가 잘못되어있는 거예요."

[신장용/전 국회의원]
"억울함을, 나름대로 명예 회복을 하고자 하는 저 나름대로의 '몸부림'이라고 이해해주시면…"

◀ 앵 커 ▶

단지 억울하다는 이유로 국가에 내야 할 돈을 내지 않는다?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참 이해하기 어려운 일인데요.

◀ 서유정 탐사기획팀 기자 ▶

그렇죠.

◀ 앵 커 ▶

재산이 정말 없어서 못 내는 게 아니라는 거죠?

◀ 서유정 탐사기획팀 기자 ▶

취재해보니까 반환금을 낼 만한 돈이 충분히 있는데도 버티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앞서 보신 신장용 전 국회의원의 경우 전남 신안과 여수, 화성 등에 잠실야구장보다도 더 넓은
면적의 땅을 갖고 있었고요.

또 전남 광주에 있는 건물에는 상가 11개를 갖고 있었는데 상가 1개의 월세만 해도 110만 원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1억 3,300만 원의 반환금을 내지 않고 있는 거죠.

◀ 앵 커 ▶

돈이 정말 없어서 못 낸다 하는 분들도 있긴 할 것 같은데 그런 부분도 확인해보셨나요?

◀ 서유정 탐사기획팀 기자 ▶

당선무효형을 받으면 선관위는 당사자들한테 한 달 이내에 선거비용을 반환하라는 통보를 하게 됩니다.

사실 반환 비용이 1억 5천~6천만 원 정도가 되기 때문에 이 돈을 한 달 안에 내는 게 쉽지는 않겠죠.

이렇다 보니 선관위로 바로 이 돈이 회수되기보다는 선관위가 국세청에 돈을 징수를 해 달라고 위탁을 하게 되면 국세청이 재산을 조사해서 압류를 걸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징수 불가 결정을 받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국세청이 반환 대상자 본인 명의의 재산이 없어서 징수할 수 없다고 선관위에게 알리는 겁니다.

그런데 정말 돈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당선 무효형을 받기 전에 출마자가 선거법 위반 관련 재판을 진행하고 있을 때, 본인 명의의 땅이나 집 같은 걸 배우자나 자식 명의로 돌려서 갑자기 빈털터리가 된 경우도 있습니다.

본인 명의가 아닌 재산은 건드릴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한 거죠.

◀ 앵 커 ▶

그러니까 재산이 없어서 못 낸다고 하는 사람들도 미리 조치를 취해놓는 경우가 많다…이런 말씀인데 실제 이런 사례도 확인이 됐나요?

◀ 서유정 탐사기획팀 기자 ▶

2010년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했던 이원희 후보가 대표적인데요.

이원희 씨의 경우 선거 비용을 31억 원을 반환해야 하는데 당시 가진 재산이 없다고 하면서 매달 받고 있는 연금에서 다달이 내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취재해보니까 이원희 씨는 선거법 위반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일 때 3명의 자녀에게 2천 평 규모의 충북 충주에 있는 땅을 증여했고요.

화성에 있는 300평 규모의 땅은 부인에게 넘겼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 화성의 땅과 그 땅에 딸려있는 상가의 가치만 8억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었습니다.

◀ 앵커 ▶

사실상 나랏돈을 빼돌리고 있는 거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걸 철저히 조사해서 징수하는 게 선관위나 국세청이 당연히 해야 될 일 아닌가요?

◀ 서유정 탐사기획팀 기자 ▶

그렇죠.

선관위나 국세청 모두 꼼꼼하게 조사를 해서 징수해야 하는 게 맞는데 국세청이나 선관위의 늑장대응이나 실수로 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꽤 많았습니다.

2011년 당선무효가 됐던 장세호 전 칠곡군수의 경우 선거 비용 8,000만 원을 반환을 해야 하는데요.

당시 장 씨의 재산을 조사했던 세무서가 장 씨 명의의 재산이 없다며 징수 불가 통보를 했거든요.

그런데 장 씨는 그 이후 꼬박꼬박 월급도 받고 있었고 당연히 압류가 되고 있지 않았었습니다.

김학규 전 용인시장의 경우 세무서가 재산이 없다고 징수 불가 결정을 내렸는데 김 전 시장은 부인이 운영하는 요양원에서 월급까지 꼬박꼬박 받고 있었습니다.

세무서가 징수 불가 통보를 한 뒤에 재산을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일인데요.

이렇게 재산을 한 번 조사한 다음에 내버려둔 선거 비용 미 반환자가 모두 40명 정도인데 그 금액만도 50억 원이 넘습니다.

◀ 앵커 ▶

그러니까 한 번만 더 제대로 차후에 조사를 해봤으면 받을 수 있었던 돈이 그 정도다, 이런 말씀을 하고 계신 거죠.

이게 또 소멸시효가 있더라고요.

시효까지만, 시효가 만료될 때까지만 버티면 된다, 이런 생각들을 하고 계신 거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 서유정 탐사기획팀 기자 ▶

그렇죠.

5년이라는 소멸시효가 있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던 장세호 전 칠곡군수의 경우 이미 시효가 지나서 반환할 의무가 이제 없습니다.

특히 국세의 경우에는 연체 이자가 연 10% 정도인데 선거비용 반환은 안 해도 연체 이자를 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재산을 빼돌려서라도 5년만 버티자 하는 생각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앵커 ▶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되고도 재판에 넘겨진 사람이 139명이나 되는데요.

여기 이재명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도 지금 포함이 돼 있는 상태인데 그런데 이렇게 허술하게 선거비용 반납 부분이 관리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이게 이렇게 당선 이후 재판에 남겨지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 선거비용 보전을 바로 해주지 말고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결과를 보고
좀 유예를 했다가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 데 이런 대책들에 대한 논의는 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 서유정 탐사기획팀 기자 ▶

말씀하신 대로 19대 국회 때는 그 선거 출마자가 기소나 고발이 된 경우 형이 확정될 때까지 선거 보전 비용 지급을 미루자는 법안이 나왔었고요.

또 반환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명단을 공개하자는 법안도 발의가 됐었습니다.

하지만, 논의만 됐을 뿐 19대 폐원과 함께 폐기가 됐고요.

지금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이와 관련된 법안이 올라와 있는데요.

1심 재판에서 유무죄가 갈릴 때까지 선거비용 지급을 미루자는 안과 미납자 명단을 공개하자는 안 등이 핵심입니다.

저희가 정개특위 위원들 18명에게 이 두 가지 안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물었는데요.

◀ 앵커 ▶

직접 다 물어보신 거죠, 개인적으로.

◀ 서유정 탐사기획팀 기자 ▶

질의서를 보내고 전화도 다 드렸었거든요.

그런데 답변을 주신 분들이 10명인데 지금 '유예'에는 모두 찬성을 주셨고 '미납자 명단 공개'에는 7명만 찬성 의견을 주셨습니다.

명단 공개는 좀 주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이게 언젠가는 자신들의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선뜻 찬성을 하지 못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 앵커 ▶

18분 중에 답변을 하지 않는 8분 들도 뭔가 좀 곤란한 답변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 서유정 탐사기획팀 기자 ▶

그러니까 아예 무응답도 있었지만 해외에 계셔서 연락이 안 되는 분들도 계셨고요.

◀ 앵커 ▶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속담이 떠오르는데 정치권은 그렇다 치고 그럼 국세청이나 선관위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까?

◀ 서유정 탐사기획팀 기자 ▶

국세청에서는 매뉴얼을 마련해서 선관위에 등록된 재산 신고 내용을 받아서 빠르게 징수 절차에 나서겠다고 했고요.

선관위는 사실 별다른 논의가 없다고 했었는데요.

오늘(24일) 아침에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지난주 금요일에 내부 회의를 거쳤고 직접 징수하는 방법을 위해서 이제 국세청과 논의해서 직원을 파견하는 걸 고려해보겠다,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 앵커 ▶

취재 과정에서 좀 어떤 생각들을 하셨는지 소회를 좀 간단하게 말씀해주신다면요?

◀ 서유정 탐사기획팀 기자 ▶

아까 국민들을 위해서 이렇게 일하겠다고 나선 분들이 왜 반환금을 내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사실 저도 그 궁금증 때문에 이 취재를 시작한 건데 이게 다 국민들의 소중한 세금이고 이렇게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치른 선거에 이 귀한 돈을 쓸 수 없는 거잖아요.

좀 끝까지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게 국민들의 바람이 아닌가 싶습니다.

◀ 앵커 ▶

되돌려받아야 할 선거비용, 분명 국민의 혈세입니다.

선거비용 반환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의 명단은 MBC 뉴스 홈페이지와 앱에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MBC 탐사기획팀 서유정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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