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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정철진 앵커

[경제이슈] "맥도날드도 못 버틴다"…잇단 폐점 원인은?

[경제이슈] "맥도날드도 못 버틴다"…잇단 폐점 원인은?
입력 2018-04-17 17:37 | 수정 2018-04-1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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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네, 경제이슈입니다.

    오늘(17일)은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서울 신촌, 젊음의 거리죠, 이곳에서도 대표적인 약속 장소는 맥도날드 신촌점이었는데, 지난달 문을 닫았습니다.

    이곳만이 아닙니다.

    올해 문 닫는 맥도날드 매장, 전국적으로 20곳에 달합니다.

    맥도날드 매장하나만 차리면, "어떻게든 먹고살겠지" 생각한 분들도 계실 텐데, 맥도날드에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한국사람들이 갑자기 햄버거를 아주 싫어하게 된 걸까요?

    오늘 경제이슈에선 맥도날드 매장 폐점에 담긴 의미, 집중적으로 분석하겠습니다.

    먼저 30년 전, 맥도날드 국내에 상륙해서 처음 문을 열던 당시 모습, 보시겠습니다.

    ◀ 영상 ▶

    [1988년 3월 29일 뉴스데스크]

    세계 최대의 패스트푸드 업체인 미국의 맥도날드 햄버거 가맹점이 오늘 서울 압구정동에 문을 열었습니다.

    현재 세계 46개국에 만여 개의 가맹점을 가진 맥도날드사의 국내 진출로 앞으로 십여 개의 국내 햄버거 외식업체는 치열한 판매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

    [2016년 2월 24일 뉴스데스크]

    지하철 역 주변 지역을 뜻하는 역세권, 여기에 맥도날드 배달이 가능한 동네를 합쳐 만들어진 말이 이른바 맥세권입니다.

    20, 30대 젊은 층이 살 집이나 방을 고를 때 햄버거 배달 여부도 감안한다는 겁니다.

    햄버거 체인점 여럿을 합친 '벅세권' 이란 말도 나왔습니다.

    [정인영]
    "맥도날드가 사는 땅이 금방 땅값이 비싸진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아무래도 맥세권이랑 벅세권이란 단어가 나오지 않았나…"

    ◀ 앵커 ▶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우리나라에 진출한 맥도날드.

    이제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 모습이 확연합니다.

    서울시내 점포수 한번 볼까요?

    5년 전, 97개에서 재작년엔 122개까지 늘었다가 하지만, 지금 추세면 다시 100개 이하로 줄어들 거 같은데요, 항상 붐볐던, 대표 매장들부터 먼저 문을 닫는 건 수익성이 나빠졌기 때문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맥도날드의 연간 매출은 5년 전 1,269억 원이었는데, 올해는 1,000억 원이 깨질 거로 보이고요.

    매년 100억 원을 웃돌던 영업이익도 이미 3년 전 20억 원으로 줄었습니다.

    한국 맥도날드의 실적, 갑자기 왜 이렇게 무너지고 있는 걸까요?

    크게 3가지 정도로 나눠볼 수 있는데요.

    우선, 건강한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 수요가 줄어든 탓입니다.

    롯데리아나 버거킹 같은 경쟁업체도 마찬가지로 고전하고 있는데, 이걸 보면 현재 엄청난 규모로 퍼져 있는 대한민국 먹거리 프랜차이즈, 어쩌면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역시 급격하게 오른 최저임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패스트푸드 사업은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요, 그래서, 최저임금 인상을 전후해, 가장 먼저 가격을 올린 곳도 패스트푸드 업계였습니다.

    그런데요, 제가 오늘 강조하고 싶은 대목은 바로 임대료입니다.

    핵심매장의 폐점 이유와 관련해서, 맥도날드는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었다"라고 했는데요, 일부 매장에선 임대료 두 배 인상을 요구했다고도 합니다.

    이 대목에서 "역시 건물주는 대단하다", "얼마나 임대료를 많이 받길래 맥도날드도 못 버틸까" 하는 부러움이 생길 수 있겠지만, 하지만 이건 역설적으로, "건물주 시대가 저물기 시작했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맥도날드도 감당할 수 없는 임대료라면, 더 이상 그곳에 들어가 창업할 업체는 없게 되는 거죠.

    그간 우리 소상공인들, 엄청난 임대료 부담에도 어떻게든 버텨왔지만, 이제 버틸 수 있는 수준을 지났고요.

    그렇다면, 건물주 또한 비어 있는 상가를 떠안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일각에선 한국맥도날드가 수익성을 높이려고, 과도한 몸집줄이기를 한다는 의심의 시선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확인된 맥도날드의 폐점 이유들은, 바로 우리 대한민국 창업시장이 당면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시내 주요 매장을 정리한 맥도날드는 인건비와 임대료를 줄이려고 이제 차에 탄 채로 주문을 하는, 교외지역, 드라이브스루 매장에 집중하고 있다는데요, 이런 소식을 전하면 마음 한켠이 굉장히 무거워집니다.

    퇴직금을 쏟아부어 창업한 소상공인들은 이런 대응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한국맥도날드의 대대적인 폐업.

    어쩌면 우리 소상공인들의 창업을 근본에서부터 다시 돌아봐야 하는 그런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경제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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