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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슈] 아시아나항공 '노밀 사태'

[경제이슈] 아시아나항공 '노밀 사태'
입력 2018-07-03 17:24 | 수정 2018-07-0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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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네. 정철진의 경제 이슈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기내식도 없이 해외로 출발하는 일이 사흘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내식 없이, 비행기가 그냥 떠난다" 참 어이없는 상황인데요.

    지난 2001년 인천공항이 문을 연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닙니다.

    바로 어제였죠.

    아시아나에 기내식을 납품하던 하청업체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비극까지 벌어졌는데요.

    아시아나 항공의 이 '기내식 대란'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그 속을 들어가 보면 볼수록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먼저, 관련 보도 보시고 돌아오겠습니다.

    ◀ 리포트 ▶

    [2018년 07월 02일 뉴스콘서트]

    일본과 중국, 러시아 등으로 떠나려던 여객기 일정에 지연 메시지가 떠 있습니다.

    [권우진/아시아나항공 지연 승객]
    "지금 더 지연될 거 같아서 너무 걱정돼요. 지연되면 오후 일정을 다 빼야 하잖아요."

    기내식 공급이 안 되면서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여객기의 이착륙 시간이 지연돼 이틀째 비행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 겁니다.

    어제 51대가 지연출발한 데 이어 오늘 오전에도 기내식 공급이 늦어져 연이어 14편의 출발이 지연됐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기내식 없이 출발한 비행기 승객들에겐 3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하고 2-3일 내로 기내식 공급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 ▶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 식사를 못 준다는 뜻에서 '노밀 사태'라고 하는데요.

    먼저, 이번 일 왜 발생했을까요?

    올 3월, 새로 기내식 공급 계약을 맺었던 중국 공장에서 불이 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시아나항공은 부랴부랴 샤프도앤코라는 회사와 3개월의 단기 납품 계약을 맺었는데요.

    이 회사, 하루 3천 명 정도의 기내식만 만들 수 있는 작은 업체였습니다.

    하지만 이 아시아나항공이 필요한 건 하루 2만 5천 명 분량이었으니까, 애당초 무리한 계약이었던 것이죠.

    샤프도앤코, 버티고 버티다가 밤샘 작업까지 했는데도 기내식은 동이 났고요.

    또 이 과정에서 기내식을 공급하던 협력사 대표가 스스로 목숨까지 끊은 비극이 나온 겁니다.

    그렇다면, 아시아나항공은 왜 기내식 공급 업체를 바꾸게 된 걸까요?

    기존 공급업체는 LSG라는 회사였는데요.

    이 회사 지난해 8월, 아시아나와 재계약이 무산된 뒤에 아시아나항공을 공정위에 신고합니다.

    "이 기내식 공급계약 협상을 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이 지주사인 금호홀딩스에 1,600억 원을 투자하라고 부당한 요구를 했다. 기내식 계약을 빌미로 부당한 투자를 강요하는 건 불공정거래다." 바로 이게 고발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불협화음이 난 뒤에 그다음 누가, 어떻게 새로운 기내식 업체로 선정된 걸까요?

    바로, 중국 하이난항공과의 합작회사인 '게이트고메 코리아'가 30년짜리 장기계약을 따냈는데요.

    공교롭게도 이 시기에 이 하이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지주회사인 금호홀딩스에 1,600억 원을 투자합니다.

    이게 참 묘하죠?

    당시 시장에서는 "하이난항공의 돈을 끌어온 대가로 기내식 계약을 내줬다." 이런 해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1,600억 원.

    단순 투자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 아시아나 항공 지주사인 금호홀딩스는 왜 1,600억이 필요했을까요?

    금호아시아그룹의 오너인 박삼구 회장의 경영권 확보와 연결 지을 수 있습니다.

    박 회장은 금호홀딩스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데요.

    3년 전이었죠?

    산업은행이 돈을 빌려주면서 금호홀딩스 지분 40%를 담보로 잡았는데, 박삼구 금호 회장은 계속 이 지분을 돌려달라고 했지만 산업은행은 "현금을 가져와라", 이렇게 요구한 겁니다.

    그러니까 일각에선 아시아나 기내식을 통해서 금호의 오너 일가가 현금을 챙긴것 아니냐 이런 비판이 나오는 것이고요.

    금호아시아나가 중국에서 받은 1,600억 원 투자가 정당했는지, 오너 일가의 지배권 강화를 위해 비행기 기내식 서비스를 거래 대상으로 삼은 건 아닌지, 공정거래위원회는 지금 이 문제를 파헤쳐 보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까지 상황만으로도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정철진의 경제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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