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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관리 조항 없는 수유실, 변기보다 더럽다

위생관리 조항 없는 수유실, 변기보다 더럽다
입력 2018-01-03 20:41 | 수정 2018-01-0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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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하철역과 버스 터미널 같은 공공장소에는 의무적으로 수유실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런데 부모와 아이가 수유실에 들어가려다 지저분한 상태를 보고 영 찝찝해 발길 돌리는 일이 많죠?

    윤정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4개월 된 아기를 안은 양은지 씨가 큰아이와 함께 서울의 한 버스터미널 수유실을 찾았습니다.

    "어머."

    침대 하나로 꽉 차는 좁은 공간에 휴지통과 난로가 시설물의 전부입니다.

    새까만 먼지가 쌓여 있고 군데군데 곰팡이도 슬었습니다.

    손 씻을 곳도 없습니다.

    서울의 한 지하철역, 역무실 한구석에 수유실이 있습니다.

    13센티미터의 높은 턱 때문에 유모차를 끌고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손을 씻으려면 직원용 샤워실 세면대를 이용해야 합니다.

    [지하철역 관계자]
    "순수하게 수유실을 목적으로 해놓은게 아니라, 우리 직원들이 씻을 때 (이용하는) 그런 공간이라…"

    수유실이 얼마나 깨끗한지 간이 세균오염도 측정기로 조사해봤습니다.

    버스터미널 수유실 한 곳의 손잡이와 지하철역 수유실 한 곳의 소파, 기저귀교환대를 측정한 결과 손잡이와 소파의 경우 지하철 화장실 변기보다 4배 이상 오염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양은지]
    "좀 지저분하고 좀 창고같고. 없는 시설도 많이 있어가지고 저는 그냥 보통 지하철이나 터미널 이런 데 말고 마트나 백화점 이런 쪽으로…"

    지난 2010년부터 터미널과 공항, 지하철 역에는 의무적으로 수유실을 설치하도록 법으로 제도화됐습니다.

    수유실 안에 기저귀 교환대와 세면대를 갖춰야 한다는 조항도 마련됐습니다.

    그러나 수유실 안에 이 같은 시설을 만들지 않는 경우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어 지키지 않아도 그만입니다.

    위생관리 조항은 아예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수유실을 의무적으로 만들도록 해놨지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수도권과 대도시 광역전철역의 경우 수유실의 하루 이용자 수가 2명이 채 안 됩니다. 하루종일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수유실도 19곳이나 됩니다.

    [서울 교통공사 관계자]
    "(하루에) 두 분 정도 오시니까, 유지 관리 측면에서 조금…매일 매일 하기는 하지만 부족한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수유실의 시설과 위생 상태에 대해 전수 조사에 나섰고, 결과가 나오는 5월 말쯤 대책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MBC뉴스 윤정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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