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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전쟁' 예멘 내전…출구 없는 1,000일의 비극

'잊혀진 전쟁' 예멘 내전…출구 없는 1,000일의 비극
입력 2018-01-13 20:24 | 수정 2018-01-1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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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콜레라가 퍼지고 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이들이 디프테리아에 걸려 쓰러지고 있는데, 병원은 폭격에 무너지고 해외 원조 약품은 국경 봉쇄에 막혔습니다.

    천일 넘게 내전이 벌어지고 있지만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는 예멘의 비극, 신정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가쁘게 숨을 몰아쉬는 야스민, 기침도 그치질 않습니다.

    같은 디프테리아 증세로 입원한 야스민의 다섯 남매의 상황도 심각합니다.

    [이브라힘 압둘라/야스민 언니]
    "여동생이 목이 너무 아파 병원에 보냈는데, 이후에 저랑 제 동생들도 아파서 바로 병원에 따라왔어요."

    중동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예멘에 3개월 전부터 디프테리아가 번지면서 감염자가 5백 명을 넘었습니다.

    [네비오 자가리아/WHO 예멘 대표부 박사]
    "주로 15세 이하 아이들이 가장 많이 감염돼 피해가 심각합니다."

    지난해 창궐한 콜레라 감염자도 1백만여 명에 이르지만, 대부분 치료를 받지 못했습니다.

    비극의 시작은 내전이었습니다.

    4년 전,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반군이 쿠데타를 일으키자,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시아파의 영향력을 우려한 사우디가 예멘 정부군을 지원하면서 내전은 이란과 사우디의 대리전으로 변질됐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공습으로 멀쩡한 병원이나 보건소를 찾아보기 힘들고, 구호품이 들어가야 할 항구와 공항은 사우디군이 막고 있습니다.

    [야세르 술탄/알사빈 여성아동병원 의사]
    "현재 봉쇄 조치를 최대한 빨리 해제해 줄 것을 (사우디에) 촉구합니다. 환자를 치료할 의약품과 백신이 없습니다."

    1,000일을 넘긴 전쟁에서 1만 명 이상이 숨졌고, 2천만 명이 인도적 지원을 기다리고 있지만, 예멘 내전은 '잊혀진 전쟁'으로 불립니다.

    예멘 내전은 시리아 내전과 비교되곤 합니다.

    시리아는 유럽과 중동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로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습니다.

    내전 발발과 함께 유럽으로 건너간 36만 명의 난민들이 유럽을 흔들면서 국제적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산과 사막, 바다에 둘러싸인 예멘 난민은 내전을 피해 갈 곳이 없습니다.

    이들의 고통은 아라비아 반도 구석에 갇히면서 주목받지 못하는 겁니다.

    지난 50년이래 최악의 대재앙이라는 유엔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예멘은 휴전과 평화로 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신정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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