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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다른 대형병원들도 '주사제 나눠쓰기' 만연

[단독] 다른 대형병원들도 '주사제 나눠쓰기' 만연
입력 2018-01-18 20:29 | 수정 2018-01-18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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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번에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에 대한 단독 보도 전해드리겠습니다.

    이대목동병원에서 숨진 신생아들은 한 번 쓰고 버려야 하는 영양 주사제를 다섯 개로 나누어 맞았고 결국 균에 감염돼 숨졌습니다.

    그런데 MBC가 이 병원에 지난 5년간 보험료 청구 내용을 입수해 분석했더니 주사제를 나누어 쓴 게 이번만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신생아 중환자실을 운영하고 있는 다른 종합병원 30곳도 주사제 나눠쓰기를 해온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양효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이대 목동병원은 숨진 신생아들에게 스모프리피드 영양 주사제를 다섯 개로 나눠 주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감염 예방 수칙에는 한 번 쓰고 남은 약은 폐기하라고 돼 있지만 전혀 지키지 않은 겁니다.

    문제가 된 스모프리피드 주사제는 100과 250, 500ml 세 가지 용량으로 제작되는데 신생아에게는 100ml짜리만 써도 충분합니다.

    신생아들에 대한 적정 주사용량은 하루 10에서 20ml로, 아무리 많아도 50ml를 절대 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이대 목동병원은 500ml 1병을 주문해 주사액을 5번 뽑아냈고, 아기들 5명에게 각각 1병씩 주사제를 맞힌 것처럼 의료비를 청구해 5배의 건강보험급여를 받았습니다.

    [이대 목동병원 관계자]
    "분주(나눠 쓰는) 하는 날도 있지만 분주를 하지 않는 날이 많죠. 그때(사고 전날)는 마침 분주를 했지만 원래 (한 병을) 따서 나눠쓸 땐 나눠쓰고 아니면 한 병만 쓰고 버리는 거죠."

    하지만, 이 같은 행태는 이번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인재근 의원실에 제출한 건강보험 청구 내역입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은 2013년부터 500ml짜리 대용량을 써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주사제 나눠쓰기'가 최소한 5년 전부터 계속 이뤄졌다는 뜻입니다.

    [숨진 신생아 유가족]
    "감염의 위험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각 아이들에게 각 1병씩 청구를 하는 부당한, 조직적인 행위가 만연해 있었고요."

    그런데 이 자료를 보면 이런 '주사제 나눠쓰기'는 다른 병원에서도 관행처럼 이뤄졌던 걸 알 수 있습니다.

    서른 곳의 주요 대형병원에서도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250과 500ml 대용량에 대한 비용을 지속적으로 청구했습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은 한 해에만 250ml 5천 4백여 병을 썼다며 7천3백만 원을 타갔고, 대전의 한 대학병원도 2천 병을 청구해 3천3백만 원을 받아갔습니다.

    건강보험급여를 부당하게 받아갔거나, 그게 아니라면 대용량 주사제를 나눠 써 신생아들이 연쇄 감염될 위험에 광범위하게 노출된 상황인 셈입니다.

    [전직 간호사]
    "워낙 대용량이고 아기들은 조금씩만 들어가니까 그걸 빼서 여러 명이 사용하는 방식으로 (쓰는 거죠.)"

    그런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현장조사 한 번 없이, 병원이 청구하는 것만 믿고 100% 돈을 내줬습니다.

    보건 당국은 전국 신생아 중환자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양효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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