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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쉼터 아이들 울리는 예산 삭감 "밥값마저…"

청소년 쉼터 아이들 울리는 예산 삭감 "밥값마저…"
입력 2018-01-19 20:39 | 수정 2018-01-19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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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청소년 쉼터라는 곳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가출 청소년들을 잠시 보호하는 곳이었는데, 요즘은 부모 학대에 내몰린 청소년들이 몇 년씩 머물며 공부하는 곳이 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런 장기 쉼터에 대한 정부 보조금이 줄면서 아이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서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7살 때부터 아버지의 폭행에 시달리다 집을 나온 김 군은 십여 년간 쉼터를 전전했습니다.

    [김 모 군/쉼터 입소 학생]
    "조금만 마음에 안 드시면 손부터 나가고 몽둥이 들다가 너무 화가 나시면 던지고, 손찌검하고, 피멍 들고…(쉼터가) 집보다 편해요."

    올해 대학 진학의 꿈을 이룬 박 양은 2년 전 쉼터를 찾았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얼굴도 몰랐던 친모가 10년 만에 돌아와 아버지의 보험금을 빼돌리는 걸 보고 집을 나왔습니다.

    [박 모 양/쉼터 입소 학생]
    "처음에는 그냥 살아보려고 했어요. 참다 참다가 제가 번 아르바이트비까지 가져가시려는 것 보고, 버티기 힘들고."

    10여 명이 1년 이상 머무르는 장기 쉼터의 운영비는 연간 1억 4천여만 원 정도, 집 임대료와 식비는 물론 24시간 교대로 아이들을 돌보는 교사 대여섯 명의 월급이 포함된 액수입니다.

    살림살이가 빠듯하다 보니, 금이 간 천장은 나무로 덧대놨고 여기저기 녹슨 곳은 고쳐 쓸 엄두도 못 냅니다.

    특히 올해는 아이들을 입히고 먹이는 데 들어가는 사업비 항목의 정부 지원 예산이 10% 이상 줄어 형편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아이들한테 들어가는 돈을 줄일 수 없는 쉼터는 당장 선생님들의 수당을 깎거나 근무 시간을 줄여 부족한 돈을 메꾸고 있습니다.

    [박성진/성남 쉼터 소장]
    "(선생님들) 수당을 세 개 정도를 저희 같은 경우는 지운 거예요. 그것도 수당 5개 중 가장 묵직한 수당을(삭제했죠)."

    비용 절감을 위해 하루 두 끼 주는 식비를 끼니당 3천500원에서 2천500원으로 줄이면서 분식이나 후원을 받은 쌀로 끼니를 해결하는 곳도 있습니다.

    [심희열/대구 중장기 쉼터 소장]
    "누군가가 와서 (요리를) 해주면 거기에 대한 인건비를 지불해야 하니까 반찬 같은 건 자원봉사 선생님들이 오셔서 만들어주시고 가져다주시기도 하고."

    부모의 학대나 폭력 등으로 집을 나온 이른바 '가정 밖 청소년'은 30여만 명에 달합니다.

    이들을 돌볼 쉼터는 전국에 123개, 올해 7곳이 새로 생기지만 시설 확충만큼 기존 쉼터에 대한 지원확대도 시급해 보입니다.

    MBC뉴스 서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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