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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꽃 소년과 쫓겨나는 농민공…흔들리는 '샤오캉'

얼음꽃 소년과 쫓겨나는 농민공…흔들리는 '샤오캉'
입력 2018-01-19 20:43 | 수정 2018-01-1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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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수천 년 중국 역사에서 처음으로 빈곤에서 벗어나겠다."

    시진핑 국가 주석의 신년사에서 야심 차게 밝혔습니다.

    가난이라는 거대하고 오래된 숙제를 중국은 어떻게 풀려는 걸까요?

    강나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머리에 하얗게 얼음이 내려앉은 소년의 모습, 중국 윈난성에 사는 8살 왕푸만 군입니다.

    영하 9도의 날씨에 4.5km를 걸어 학교에 가다 머리카락이 얼어붙은 겁니다.

    [왕푸만]
    "자주 넘어져요. 넘어져도 계속 학교에 가요"

    '얼음꽃 소년'이란 별명과 함께 미담 기사가 쏟아졌고, 3억 원이 넘는 기부금도 모였습니다.

    [중국 관영 CCTV]
    "왕푸만 군의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학교에 따뜻한 관심과 사랑으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왕군의 부모는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난 '농민공'입니다.

    소년의 사연은 3억 명으로 추산되는 '농민공' 과 빈곤 문제를 다시 끄집어냈습니다.

    지난해 11월, 농민공들이 모여 사는 베이징시 외곽 임대 아파트 화재로 19명이 숨졌습니다.

    베이징시의 선택은 농민공 10만 명에 대한 강제 퇴거 명령이었습니다.

    화재에 취약한 빈민촌을 철거하겠다는 거였습니다.

    "퇴거 명령 중단하라."

    얼음꽃 소년에게 성금을 모아주고 가난에서 구제했다며 체제를 선전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강제로 농민공을 몰아내고 빈민촌의 흔적을 지우려는 이중성은 가난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중국의 속내를 보여줍니다.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빈곤 문제) 해결을 잘 못하는 거 아니냐 이렇게 되면 소위 통치 능력, 국정 관리 능력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2020년까지 모든 국민들이 잘 사는 '샤오캉' 사회를 약속했습니다.

    더 이상 가난을 숨기기도, 빈곤층의 반발을 잠재우기도 어려워지면서 중국 사회가 쉽지 않은 도전에 맞서 있습니다.

    MBC뉴스 강나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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