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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후 3분 만에 도착했지만…연기에 순식간 질식사

신고 후 3분 만에 도착했지만…연기에 순식간 질식사
입력 2018-01-26 20:06 | 수정 2018-01-2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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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저는 밀양 세종병원 앞에 나와있습니다.

    일어나지 말아야 할 안타까운 참사가 또 일어났습니다.

    불이 모두 꺼진 지 8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이곳 화재 현장에는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있습니다.

    병원 정문 앞에는 경찰의 폴리스라인이 설치됐고 화재 당시의 급박했던 순간을 보여주듯 깨진 유리창은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병원 안쪽에서는 소방당국의 화재 감식이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건물 뒤쪽에는 구조 당시 사용했던 흰색 수직구조대 여러 개가 그대로 매달려 있고 병원 지하와 바로 옆 장례식장 부근에서는 침통한 표정으로 대책을 논의하는 병원 관계자들이 목격되고 있습니다.

    오늘(26일)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건, 우선 시간대별로 상황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노경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오늘 아침 7시 반쯤 경남 밀양의 종합병원인 세종병원 응급실 천장에서 흰 연기가 새어나오기 시작하더니 곧 응급실 전체가 연기에 휩싸입니다.

    의료진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곧이어 7시32분, 한 남자가 다급한 목소리로 119에 신고 전화를 겁니다.

    [최초 신고자]
    "예, 세종병원입니다. 불났습니다. 빨리 좀 와주세요."
    (몇 층이요?)
    "세종병원 1층 응급실요."

    연기는 곧 병원 맞은편 가게 CCTV에서도 확연히 보일 정도로 순식간에 확산됐습니다.

    신고 3분 만인 7시 35분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병원 내부는 이미 화염으로 가득해 1층 정문 진입이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최만우/경남 밀양소방서장]
    "이미 현장이 농염으로 가득 찼고 우리 대원이 진입할 수 없을 정도의 화염으로 가득했습니다."

    소방대원들이 2층 양옆으로 사다리를 설치하고 진입했지만 이미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상황.

    [손경철/세종병원 이사장]
    "환자를 구조한다고 연기도 마셨고, 둘러업고 내려오기도 했는데, 입원한 사람이 많다 보니 정작 도와서 빨리 구출했는데 불이 나니까…"

    화재가 시작됐던 응급실이 위치한 1층과 중환자실이 있는 2층에서 사망자 대다수가 발생했습니다.

    이들은 거동이 불편하고 호흡이 어려운 고령의 중환자들이라, 피할 새도 없이 유독한 연기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손경철/세종병원 이사장]
    "인공호흡이 전기 정전이 되면 작동하는 게 전부 스톱됩니다. 그래서 거기에 이제 호흡기를 빼고, 빼는 과정도 어렵습니다."

    큰 불길은 화재 발생 두 시간 만인 오전 9시 29분에 잡혔고, 오전 10시 26분에야 완전히 진압됐습니다.

    하지만 스프링클러도 없는 좁고 복잡한 병원에서, 불은 모든 걸 태워 끝내 37명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MBC뉴스 노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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