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이덕영
"성폭력에 노출된 탈북 여성, 한국 여성의 10배"
"성폭력에 노출된 탈북 여성, 한국 여성의 10배"
입력
2018-01-27 20:31
|
수정 2018-01-3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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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북한을 탈출해 한국으로 온 사람들.
우리 사회가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인 탈북 주민이 3만 명을 넘었습니다.
그중 70%는 여성입니다.
북한 출신, 게다가 여성.
이들이 겪는 가장 큰 고통, 성폭력 문제를 오늘 짚어보겠습니다.
이덕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리듬체조 예선전.
[올림픽 중계 영상 (1992년 8월 7일)]
"작년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상위에 랭크된 아주 훌륭한 선수입니다."
뛰어난 실력과 표정 연기로 결선에 진출한 북한 국가대표 이 모 씨입니다.
15년 뒤 이 씨는 탈북해 한국으로 건너왔고 국가대표팀 코치가 됐습니다.
하지만 몸을 만지고 부적절한 관계를 강요하는 협회 간부의 상습적인 추행에 시달려왔다고 말합니다.
[이 모 씨/탈북 여성]
(코치직이나 이런 것 가지고 협박을 한다든가 위협을 한다든가 이런 게 있었나요?)
"당연하죠. 그 사람이 그 직이 아니면 난 그 사람 볼 일도 없고."
해당 간부는 수년간 사귀는 사이였다며 추행이 아니라는 입장.
이 씨는 아는 사람도 없고 더구나 코치직을 잃을까 봐 하소연도 못했다고, 토로합니다.
[이 모 씨/탈북 여성]
"치명적인 결함으로 잡힐까 봐, 국가대표 코치 잘릴까 봐. 나는 탈북자이기 때문에 참아야 됐어요."
한 조사에서는 한국에 온 탈북 여성 중 절반 가까운 이들이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여성보다 10배가량 많은 수치입니다.
그런데도 잘 드러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신고 절차도 낯설지만 조사 과정에서 큰 충격을 받고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현지현/민변 탈북여성 법률지원단 변호사]
"담당 경찰관이 가해자 역할을 하고 피해자가 직접 재연 동영상을 촬영했습니다. 한번 하고 나서 그 당일부터 잠도 제대로 못 자는 등 정신적 충격을 입었습니다.
북한에서 경험도 문제입니다.
북한에선 강간 피의자에게 내려지는 처벌은 징역 3년이 최고형이고 성추행이나 스토킹 언어적 폭력 등 다양한 성폭력은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김미순/천주교성폭력상담소장]
""북한에서는 성교육이나 이런 부분들이 없고, 강간 피해를 입지 않는 한 이것이 성폭력이라고 혹은 고소할 수 있다라는 것으로 인식되지 못하는…."
12년 전, 20대 나이로 한국에 홀로 탈출한 이 모 씨는 의지할 곳 없이 살아온 지난 시간을 담담히 얘기했습니다.
홀로 사는 탈북여성으로서 가장 힘든 건 만만히 보는 시선과 함부로 하려는 남성들 그리고 과도한 사생활 개입이었다고 말합니다.
[이 모 씨/탈북 여성]
"12년 나이 차이인데 나이 차이를 떠나서 말투도 어눌하고 약간 좀 그래 보이는 분인데 자꾸 (만남을) 권고를 하시는 거에요 10번째 얘기 나올 때 '그럼 여사님 그렇게 괜찮으시면 그 여사님 따님한테 사위 삼으면 어떻겠어요?' 그랬어요."
일부 매체들은 여전히 외모와 가십거리로만 북한 여성을 소비하고 '북한 미녀'를 강조하며 탈북 여성과의 만남을 내세운 결혼정보업체 광고는 넘쳐납니다.
[ 결혼정보업체]
"(신청 남성은) 한국에서는 좀 어렵고 대개 그런 분들이…한국 여성들이 워낙 요즘에 눈높이가 높잖아요."
성폭력에 노출된 취약한 탈북 여성들.
그들의 인권문제이자 한국사회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임에 분명합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북한을 탈출해 한국으로 온 사람들.
우리 사회가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인 탈북 주민이 3만 명을 넘었습니다.
그중 70%는 여성입니다.
북한 출신, 게다가 여성.
이들이 겪는 가장 큰 고통, 성폭력 문제를 오늘 짚어보겠습니다.
이덕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리듬체조 예선전.
[올림픽 중계 영상 (1992년 8월 7일)]
"작년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상위에 랭크된 아주 훌륭한 선수입니다."
뛰어난 실력과 표정 연기로 결선에 진출한 북한 국가대표 이 모 씨입니다.
15년 뒤 이 씨는 탈북해 한국으로 건너왔고 국가대표팀 코치가 됐습니다.
하지만 몸을 만지고 부적절한 관계를 강요하는 협회 간부의 상습적인 추행에 시달려왔다고 말합니다.
[이 모 씨/탈북 여성]
(코치직이나 이런 것 가지고 협박을 한다든가 위협을 한다든가 이런 게 있었나요?)
"당연하죠. 그 사람이 그 직이 아니면 난 그 사람 볼 일도 없고."
해당 간부는 수년간 사귀는 사이였다며 추행이 아니라는 입장.
이 씨는 아는 사람도 없고 더구나 코치직을 잃을까 봐 하소연도 못했다고, 토로합니다.
[이 모 씨/탈북 여성]
"치명적인 결함으로 잡힐까 봐, 국가대표 코치 잘릴까 봐. 나는 탈북자이기 때문에 참아야 됐어요."
한 조사에서는 한국에 온 탈북 여성 중 절반 가까운 이들이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여성보다 10배가량 많은 수치입니다.
그런데도 잘 드러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신고 절차도 낯설지만 조사 과정에서 큰 충격을 받고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현지현/민변 탈북여성 법률지원단 변호사]
"담당 경찰관이 가해자 역할을 하고 피해자가 직접 재연 동영상을 촬영했습니다. 한번 하고 나서 그 당일부터 잠도 제대로 못 자는 등 정신적 충격을 입었습니다.
북한에서 경험도 문제입니다.
북한에선 강간 피의자에게 내려지는 처벌은 징역 3년이 최고형이고 성추행이나 스토킹 언어적 폭력 등 다양한 성폭력은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김미순/천주교성폭력상담소장]
""북한에서는 성교육이나 이런 부분들이 없고, 강간 피해를 입지 않는 한 이것이 성폭력이라고 혹은 고소할 수 있다라는 것으로 인식되지 못하는…."
12년 전, 20대 나이로 한국에 홀로 탈출한 이 모 씨는 의지할 곳 없이 살아온 지난 시간을 담담히 얘기했습니다.
홀로 사는 탈북여성으로서 가장 힘든 건 만만히 보는 시선과 함부로 하려는 남성들 그리고 과도한 사생활 개입이었다고 말합니다.
[이 모 씨/탈북 여성]
"12년 나이 차이인데 나이 차이를 떠나서 말투도 어눌하고 약간 좀 그래 보이는 분인데 자꾸 (만남을) 권고를 하시는 거에요 10번째 얘기 나올 때 '그럼 여사님 그렇게 괜찮으시면 그 여사님 따님한테 사위 삼으면 어떻겠어요?' 그랬어요."
일부 매체들은 여전히 외모와 가십거리로만 북한 여성을 소비하고 '북한 미녀'를 강조하며 탈북 여성과의 만남을 내세운 결혼정보업체 광고는 넘쳐납니다.
[ 결혼정보업체]
"(신청 남성은) 한국에서는 좀 어렵고 대개 그런 분들이…한국 여성들이 워낙 요즘에 눈높이가 높잖아요."
성폭력에 노출된 취약한 탈북 여성들.
그들의 인권문제이자 한국사회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임에 분명합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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