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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수단인데…" 의료용 대마 불법 논란

"마지막 수단인데…" 의료용 대마 불법 논란
입력 2018-02-13 22:43 | 수정 2018-02-13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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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중증 뇌질환 환자들이 의료용 대마를 치료 목적으로 복용했다가 범죄자가 되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환자뿐 아니라 어린아이의 불치병을 고치기 위해서 의료용 대마를 구입한 부모들까지도 사법처리되고있는데요.

    사연을 한번 보시고 이 법을 그대로 두는 게 나은 건지 한번 판단해보시죠.

    이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제는 한 품에 안기지 못할 만큼 커버린 7살.

    하지만, 아이의 인지능력은 100일 상을 받던 그날에 머물러 있습니다.

    발작 증세를 일으키는 난치성 뇌전증, 레녹스가스토 증후군입니다.

    [황 모 씨/뇌전증 치료 어린이 어머니]
    "눈을 이제 겨우 맞추고, 엄마 아빠를 알아보는지도 모르겠고…늘 그냥 멍하고."

    약물치료와 식이요법, 수술까지 안 해본 치료가 없는 부모의 선택은 대마오일이었습니다.

    의사인 엄마가 해외 논문을 뒤져 찾아낸 마지막 치료법.

    대마오일을 복용하면서 아이 증세가 호전됐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약을 수입한 엄마는 마약 밀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황 모 씨/뇌전증 치료 어린이 어머니]
    "아이가 계속 제자리에 머물러있는 걸 보는 것도 너무 힘들고 아이는 커가고…그래서 정말 열심히 찾아봤고…"

    뇌종양 시한부 판정을 받은 4살 아들을 위해 대마오일을 구입한 엄마 역시 '마약 밀수범'이 됐습니다.

    [김 모 씨/뇌종양 치료 어린이 어머니]
    "검사는 아이가 아프니까 제가 더 절박해지면 다시 수입을 하거나 다시 구해서 아이한테 쓸 수 있다고…"

    대마 오일을 해외에서 구입했다가 마약 밀수 혐의로 세관에 적발된 건수는 지난해만 80건, 대부분 난치병 치료 목적이었습니다.

    대마오일의 주성분인 칸나비디올은 환각 효과는 없고, 뇌질환에 효능이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미국 29개 주와 캐나다, 일본과 중국에서는 의료용으로 사용이 허가돼 있고, 의약품으로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강훈철/세브란스병원 소아신경과 교수]
    "미국이나 캐나다 같은 선진국에서 이 약물의 효용성이나 안정성에 대해서 지금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어서 일단 그 결과를."

    국내법은 중독성이 심한 아편과 모르핀 코카인은 의료 목적의 사용을 허용하면서도 유독 대마에 대해서는 연구 목적 외에는 치료용 사용도 금지하고 있습니다.

    [세청 관계자]
    "관련법률이 개정되지 않는 한 저희로서는 집행기관으로서 단속을 할 수밖에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9대 국회에서 의료용 대마를 복용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시기상조라는 의원들의 반대로 논의가 멈춰버렸습니다.

    MBC뉴스 이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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