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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마실 틈도 없다"…'태움' 악습, 인력 부족이 문제

"물 마실 틈도 없다"…'태움' 악습, 인력 부족이 문제
입력 2018-02-24 19:19 | 수정 2018-02-24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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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최근 신입 간호사의 죽음으로 간호사들의 이른바 '태움' 문화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간호사의 업무는 조그만 실수도 용납할 수 없고, 그래서 신입 때부터 엄격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교육이 폭력이나 욕설, 과도한 인권침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걸까요.

    간호사들은 인력 부족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전예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일부 선배들은 신입 간호사들에게 모욕적인 언사와 물리적인 괴롭힘을 가하기도 합니다.

    [유 모 씨/간호사]
    "굴러가는 의자에 앉혀놓고 그 의자를 발로 차서 저쪽으로 보내는 경우…"

    정작 교육은 제대로 되지 않고 숨진 신입 간호사도 그것을 가장 힘들어했습니다.

    [김 모 씨/유가족]
    "너무 대충대충 가르쳐줘서 힘들다, 잘 안 가르쳐주고…"

    18년차 선배 간호사조차 일할 때는 물 마실 틈조차 없습니다.

    [김경애/18년차 간호사]
    "아무 물도 한 모금도 못 마시니까 군내나죠. 휴대전화는 아예 못 받는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정상 출근 시간보다 2시간 일찍 나와도 업무를 다 처리하기 어렵습니다.

    [우지영/6년차 간호사]
    "그 시간에는 할 수 없는 일을 맡겨요. 병동에서 여러 가지 사건들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것을 대응하다 보면 시간이 계속 늦어지고…"

    신입교육은 3~10년차인 중간간호사가 1:1로 가르치는데, 자기 일도 너무 많은 선배 간호사가 교육까지 온전히 맡아야 합니다.

    [정선화/서울대 간호학 박사]
    "신입 간호사 교육을 하기도 해야 하고, 업무가 안되었을 때 그 일을 백업하는 역할도 하는 거고…"

    국내 간호사들이 담당하는 환자 수는 다른 OECD 국가의 3~4배.

    10년간 간호학과 정원은 2배 늘었지만, 병원은 경력 있는 간호사를 늘리지 않았습니다.

    [김진현/서울대 간호학과 교수]
    "인건비 절감 위해 값싼 신규간호사를 원했고 경력간호사가 떠나는 것을 잡지 않았다. 의료법 기준보다 적게 고용해도 처벌이 없어요."

    보건복지부는 간호사를 고용한 정도에 따라 간호관리료를 지급하는데, 기준 이하 등급 병원에도 관리료의 95%를 지급합니다.

    의료법이 정한 간호인력을 지키지 않는 병원이 전체의 80%가 넘는 상황에서 '태움'이라는 악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전예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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