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박윤수

단속 비웃듯 '담합' 기승…날뛰는 아파트값

단속 비웃듯 '담합' 기승…날뛰는 아파트값
입력 2018-02-26 20:39 | 수정 2018-02-26 20:42
재생목록
    ◀ 앵커 ▶

    서울 강남 집값이 꿈틀대고 있죠.

    투기가 판을 칩니다.

    이게 강남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서울의 다른 지역으로도 불법, 탈법을 통한 투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박윤수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광진구에 사는 직장인 정 모 씨는 이달 초 아파트를 사기 위해 중개업소를 찾았습니다.

    전용면적 97제곱미터, 10억 원에 나온 매물을 소개받았지만, 거래 직전 집주인으로부터 "1억 5천만 원은 더 줘야 집을 팔겠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정 모 씨]
    "'더 이상 내 집 마련을 할 수 없는 것인가' 하는 걱정이 많이 되고…."

    이 아파트 부녀회에서 돌린 문건입니다.

    평당 3천5백만 원 이하로는 내놓지 말라는 등 시세보다 높게 받으려는 집주인들의 짬짜미가 있었던 겁니다.

    [정 모 씨]
    "(짬짜미로) 가격이 1~2천만 원도 아니고, 1억 원 이상씩 뛴다고 생각하니까 있는 사람은 쉽게 돈을 벌고 집을 구매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요즘 입주자 인터넷 카페마다 "얼마 이하로 집을 팔지 마라"는 글이나 '공인중개사 블랙리스트'가 공유되고 있고 자신들이 정한 기준보다 싼 매물이 나오면 조직적인 항의와 방해에 돌입합니다.

    [공인중개사]
    "오늘도 신고 들어왔어요, 허위매물이라고 신고를 한다고 손님을 데리고 들어가면 몇 동 몇 호 다녀왔느냐고 쫓아다니면서 물어보고…."

    담합은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편법이지만, 실제 처벌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서울 광진구청]
    "담합 같은 건 공동주택관리법이나 관리규약상에 규정이 없어요. 그래서 행정처분을 하긴 어렵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안내 정도만 하는 거죠."

    문제는 집값 짬짜미뿐만이 아닙니다.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투기 세력들은 정부 단속망을 피해 여전히 불법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한창 재개발이 진행 중인 서울의 한 골목.

    전봇대마다 청약통장을 사겠다는 전단이 보입니다.

    "전단지 보고 전화 드리는데요. (예. 계시는 지역이 무슨 동이세요?)"

    나이와 가입기간, 통장 잔액 등 정보를 확인한 브로커, 금세 금액을 부릅니다.

    [청약통장 브로커]
    "좀 실망하실 것 같네요. 6백(만 원)?"

    직접 브로커를 만나봤습니다.

    [청약통장 브로커]
    "자제분은 한 명이고, 통장은 처음 쓰시고, 신용에는 큰 문제 없으시고? 신용에는 큰 문제 없으시고?"

    6백만 원과 통장을 바꾸려던 브로커는 기자가 신분을 밝히자, 서둘러 자리를 피합니다.

    [청약통장 브로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실직도 하고 사업도 안 되고 하다 보니까 이렇게라도 먹고살려고 하는 거니까…."

    브로커들은 매입한 청약 통장으로 아파트 분양을 받은 뒤, 웃돈을 받고 분양권을 되팔아 이득을 남깁니다.

    때문에 청약통장 매매는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내년 12월 완공 예정인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청약을 거쳐 당첨된 일반분양권은 입주할 때까지 사고팔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단속을 비웃듯 "웃돈을 얹어 분양권을 팔아주겠다"는 중개업자들이 널려 있습니다.

    [A 공인중개사]
    "프리미엄이 7~8천 그렇게 되니까…. 양도세 전가 시켜서 한 1억 원…."

    [B 공인중개사]
    "4천(만 원)까지는 내가 한번 맞춰볼게요."

    정부의 부동산 안정 대책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현장에서 더욱 세밀한 점검과 단속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큽니다.

    MBC뉴스 박윤수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