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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매매 법 개정 후 장기기증 급감…'하루 3명씩 사망'

장기매매 법 개정 후 장기기증 급감…'하루 3명씩 사망'
입력 2018-02-27 20:39 | 수정 2018-02-2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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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장기 매매를 막기 위해서 법을 고쳤더니 오히려 장기기증을 절박하게 필요로하는 사람들의 생명이 위태롭게 됐습니다.

    필요한 장기를 제때 이식받지 못해서 하루 평균 3명 넘게 숨진다고 합니다.

    기증자와 환자를 연결할 수 있는 보완책이 절실합니다.

    서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만성 신부전을 앓고 있는 이경미 씨.

    혈압이 오르거나 몸속 노폐물이 쌓여 장기가 손상되는 사고를 막기 위해 이틀에 한 번은 네댓 시간 혈액 투석을 받아야 합니다.

    벌써 3년째입니다.

    완치할 방법은 신장이식뿐입니다.

    [이경미/만성 신부전 환자]
    "지치죠…언제쯤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까…애들한테 미안해서 또 울고…"

    맹주혁 씨도 5년째 신장 기증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미 수백 번 주삿바늘이 들어갔던 혈관은 퉁퉁 부어올라 이제 바늘 꽂을 혈관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매일 17알의 약을 삼켜야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힘든 건 내가 살기 위해 다른 사람의 죽음을 기다려야 한다는 겁니다.

    [맹주혁/만성 신부전 환자]
    "내 생명 연장하기 위해서 누군가는 뇌사자가 나오기를 기다려야 하고 기다림에 지치고…"

    이런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현재 3만 3천여 명.

    5년 새 50% 이상 늘었습니다.

    가족에게 이식받을 수 없는 환자는 자신과 조직이 맞는 '뇌사자'나 '기증자'를 무작정 기다려야 합니다.

    하지만, 뇌사자 장기기증은 2016년 570여 건에서 지난해 470여 건으로 감소했고 일반인의 자발적인 장기 기증도 5년 새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장기 매매를 막기 위해 2011년 장기기증법이 개정된 후 장기 기증 심사가 까다로워졌고, 대형병원은 자발적인 기증자를 찾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김동엽/사랑의 장기기증 운동 본부 사무처장]
    "의료기관들은 주로 뇌사 장기기증자를 통한 시스템으로 되어 있거든요. 병원들이 생존 시 기증자를 발굴하기는 현실적으로 조금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해 한 병원에서 장기 기증자의 시신을 유가족들이 수습하도록 방치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장기기증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대됐고, 장기 기증 희망자가 만 명이나 더 줄었습니다.

    환자들이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평균 대기 기간은 무려 1,196일.

    그사이 하루에 3명 이상이 장기 기증자를 기다리다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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