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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포스코 내세워 이권 개입…'경영 농단' 수사

[단독] 포스코 내세워 이권 개입…'경영 농단' 수사
입력 2018-03-01 20:03 | 수정 2018-03-02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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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국 최고의 공기업인 포스코에서 벌어진 이상한 일로 오늘(1일) 뉴스데스크 시작합니다.

    포스코에 재직하지도 않고 아무 직함도 없는 인사가 거액을 받고 협력업체에 포스코의 일감을 넘겨주는 등 '경영 농단'을 벌인 정황을 저희가 취재했습니다.

    ◀ 앵커 ▶

    단순한 브로커 수준이 아니라 포스코 내에서도 '회장님'으로 통했다고 하는 이 인사는 포스코의 전·현직 회장과 학연으로 얽힌 사이입니다.

    먼저 그가 이권을 챙긴 한 사례부터 보겠습니다.

    이지선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규모 공장에 특수 설비를 납품하는 중견 업체를 운영하던 김 모 씨.

    김 씨는 2014년 초 지인으로부터 포스코의 실력자라는 60대 나이의 유 모 씨를 소개받았습니다.

    [김 모 씨/전 포스코 협력업체 대표]
    "(유 씨와) 같이 포스코 다녀보니 모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출장을 가면 박태준 회장이 잤던 그런 데도 다 예약을 해주고, 포스코 직원들이 직접 공항까지 차를 가지고 마중도 나오고…"

    포스코 직원들이 '회장님'이라고 부른다는 유 모 씨는 그러나 포스코에 속해있지도, 별도의 직함을 갖고 있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포스코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벌이는 수많은 사업의 내부 정보를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는 게 김 씨의 말입니다.

    [김 모 씨/전 포스코 협력업체 대표]
    "(포스코의) 수없이 많은 프로젝트를 가지고 와요. 거기에서 너는 이거 해주겠다, 이거 해주겠다, 그리고 실제로 (포스코) 관계자들을 만나게 해줘요."

    실제로 유 씨를 만난 이후 김 씨 업체는 일사천리로 포스코 협력업체로 등록되고, 공사도 따냈습니다.

    전화통화조차 힘들었던 포스코 담당자들은 그냥 무사통과였고, 불과 반년 만에 무려 네 건의 공사를 따내 20억 원대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김 모 씨/전 포스코 협력업체 대표]
    "광양하고 포항에 공장 하나씩을 (수주)하게 됐고요, 충주에 있는 포스코ICT 데이터센터에 납품을 하게 해줬습니다. 유 회장께서 진행하는 속도는 거의 초스피드였습니다."

    그러나 이때부터 악몽이 시작됐습니다.

    김 씨는 납품이 성사될 때마다 매출액의 9%를 유 씨에게 커미션으로 건넸고, 법인카드는 물론 수시로 업무추진비까지 제공하는 등 그를 극진히 모셔야 했습니다.

    그런데도 유 씨의 요구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결국 김 씨는 유 씨의 개인 빚 6억 5천만 원까지 떠안아야 했고, 회사 지분도 일부 넘겨야 했습니다.

    [김 모 씨/전 포스코 협력업체 대표]
    "연간 500억씩 계약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저희가 유 회장을 너무 믿었죠. 그래서 유 회장이 돈을 요구할 때마다 계속 줘서 2억 이상을 줬고, 현금으로 한 4억 3천 정도를 추가로 줬고…"

    유 씨 대신 갚기로 한 빚 독촉이 계속되는 가운데 김 씨가 돈을 갚지 못하자 유 씨는 일감 수주 지원을 끊었고, 김 씨는 결국 파산과 함께 회사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그냥 다 준 거죠, 그냥… 자기 죽는지도 모르고 그렇게 된 겁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포스코를 무대 삼아 각종 이권을 챙겨온 유 씨에게 피해를 입은 업체 대표들을 불러 조사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C뉴스 이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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