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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중에 갑자기 속도 '뚝'…도로 위 '시한폭탄'

주행 중에 갑자기 속도 '뚝'…도로 위 '시한폭탄'
입력 2018-03-07 20:42 | 수정 2018-03-0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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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 자동차 회사의 화물차들이 갑자기 속도가 떨어지거나 반대로 속도가 올라가지 않는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도로 위에 시한폭탄들이 수리도 제대로 못 받고 아직도 달리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박윤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2차로를 달리던 화물차 속도가 갑자기 시속 20km로 떨어집니다.

    화물차는 비상등을 켜고, 뒤따르던 승용차는 급히 차선을 바꿔 앞질러 갑니다.

    가속페달을 아무리 밟아도 속도가 나지 않는 화물차는 도로 한복판에 멈춰 서고, 겨우 갓길로 차선을 옮겨 저속으로 달리는 트럭도 있습니다.

    [강신우/화물차주]
    "갑자기 차량이 시속 20km 미만으로 주행해서 깜짝 놀라는 상황이었고요. 뒤에서 오는 차량들이 너무 속도가 붙은 상태여서 빵빵거리고…"

    2015년부터 3년 동안 출시된 타타대우 유로6 엔진 화물차에서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차주들은 주장합니다.

    속도가 언제 갑자기 떨어질지 전혀 예측할 수 없어 더 위험하고 겁이 난다고 말합니다.

    [김병남/화물차주]
    "주행 중에 작동이 멈춰버리면 오르막 또는 내리막길 주행할 때 대형 추돌사고를 피할 수가 없습니다. 그럼 운전으로 제어할 수 없는 상태가 발생하는 거예요."

    타타대우 측은 결함을 인정하고 원인으로 두 가지를 지목했습니다.

    엔진오일이 급감하거나 매연저감장치 불량 때문인데, 부품을 교체하면 문제없다는 입장입니다.

    [최문택/타타대우 충남*호남 서비스본부장]
    "엔진을 꼭 갈아야 하는 상황이 있다면 교환을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은 아니고요. 수리해서 쓰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저희들은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빠른 수리는 현장에선 먼 얘깁니다.

    타타대우 정비업체는 전국에 72곳이 있지만 대부분 하루 5~6대만 정비가 가능합니다.

    전국에서 빗발치는 수리 요청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타타대우 협력 정비업체]
    "다음 주 까지는 저희가 안 돼요. 며칠 전에 전화 주세요, 비워 놓을게요."

    [타타대우 직영 정비업체]
    "예약이 좀 많이 밀려있어서 이용하시기 어려울 것 같고요."
    (예약은 얼마나 밀려있는데요?) "6월요."

    엔진오일 급감이 신고된 220여 대 가운데 1백대 가량은 아직도 수리를 받지 못한 상황.

    이러다 보니 황당한 일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1년 전에 화물차를 구입한 하용천 씨는 아예 엔진오일을 싣고 다닙니다.

    언제 엔진 오일이 떨어질지 몰라 수시로 직접 확인하고 바로 붓기도 합니다.

    [하용천/화물차주]
    "엔진오일이 소모되고, 이런 걸 만약에 알았다면 이 차를 절대 사지 않았을 거에요. 이런 고통을 왜 이 차를 사가지고 겪는지…"

    매연저감장치가 불량한 차량도 70여 대가 부품 부족으로 현재 운행하면서 수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유창걸/화물차주]
    "제가 차를 잘못 사서 그렇다고만 생각했는데, 가면 갈수록 그게 아니라고 점점 느껴지고…저랑 같은 증상인 차가 많아서…"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문제인데도 자동차회사가 안일한 대응을 하고 있다면서 강제 리콜조치에 나서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이런 신차가 엔진오일이 줄어든다는 것은 용납도 안 되고요. 자동차 자체의 엔진이 잘못 설계됐다고밖에 판단할 할 수 없습니다. 리콜이라든지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기약없는 교체와 수리를 기다리며 흉기로 돌변할 수 있는 차량들이 오늘도 도로를 달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윤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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