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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고침] '미투' 대처법? '펜스룰'의 진짜 의미는?

[새로고침] '미투' 대처법? '펜스룰'의 진짜 의미는?
입력 2018-03-12 20:23 | 수정 2018-03-12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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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 미투 운동에 관한 보도가 계속되면서 느닷없이 미국의 펜스 부통령 이름이 들어간 '펜스룰'이란 말이 종종 보입니다.

    펜스가 사회생활하면서 정한 원칙인데, "아내 아닌 여성과는 절대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게 최근 미투 운동에 대한 남성들의 대처법처럼 거론되면서 논란입니다.

    '펜스룰', 무엇이 문제인지 오늘(12일) 새로고침에서 짚어봅니다.

    박영회 기자, 먼저 '성희롱범으로 몰릴까 무서워서 여성과 단둘이 밥도 먹지 않겠다' 이런 반응들이 실제 있긴 있습니까?

    ◀ 기자 ▶

    네,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페이스북의 2인자 셰릴 샌드버그는 2013년 이미 자신의 자서전에 "남성 관리자 상당수가 성희롱 논란을 당할까 봐 여성 동료와 단둘이 대화하는걸 어려워한다"고 적었습니다.

    최근 이 경향이 더 강화됐다는 건데요.

    남성 관리자의 45%, 여성과 일상적인 업무에 불편함을 느낀다, 구체적으로는 단둘이 일하기 불편하다는 답이 두 배 늘었고요.

    멘토링, 그러니까 1:1 업무상담이나 조언하기가 어렵다는 응답도 세 배 늘었습니다.

    ◀ 앵커 ▶

    미국 얘기인 거죠, 이건?

    ◀ 기자 ▶

    네, 비슷한 심리가 한국에도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앵커 ▶

    심리적 경향이 그렇다는 건데, 그런데 백악관에 여성이 없는 것도 아니고 펜스 부통령이 "여성들과 아예 업무상으로도 어울리지 말라" 이렇게 얘기한 건 아닐 거 아니에요.

    ◀ 기자 ▶

    네, 물론 아닙니다.

    그리고 아니라고 설명을 했습니다.

    부통령이 된 뒤 "남녀차별적이다" 이런 지적이 나오니까 "완전하게 맥락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 굳건한 결혼 생활의 기준을 설명했던 것뿐이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부부 생활에 대한 개인적인 소신일 뿐이라는 겁니다.

    최근 성희롱 논란을 피하려고 여성을 배제하겠다는 이런 '펜스룰'은 여성이 있으면 성범죄가 생긴다, 그러니까 범죄의 책임이 여성에게 있다는 피해자 책임론과 비슷한 좀 이상한 논리입니다.

    ◀ 앵커 ▶

    그렇겠군요.

    그런데 그 식사 자리가요.

    사실 업무의 연장으로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자칫 식사기피가 여성을 업무에서 배제하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싶은데요.

    ◀ 기자 ▶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동료, 선후배들과 사적인 모임.

    분명 정보 교류나 경력에 중요한 역할을 줍니다.

    그런데 여성들은 자의적으로, 타의적으로 이런 자리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은 이미 2-30년 전부터 여러 연구에서 나왔던 지적입니다.

    최근에 '펜스룰'은 이런 경향을 더 강화시킬 수 있겠습니다.

    ◀ 앵커 ▶

    가뜩이나 남성 중심 체제인데 더 권고해야 한다, 이런 얘기죠?

    ◀ 기자 ▶

    네, 우리나라의 여성 임원 비율은 불과 2.4%입니다.

    아프리카 평균보다 훨씬 낮고요.

    중동보다 조금 높은 수준입니다.

    절대 다수인 남성들이 또 다른 벽을 여성들에게 세운다면 여성의 사회활동은 더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 앵커 ▶

    저 벽이 정말 실감 나네요.

    ◀ 기자 ▶

    여성들이 직장에서 차별 받는 이유, 물어봤더니 압도적인 1위로 남성 위주의 조직 문화를 꼽았습니다.

    2위는 상급자가 여성을 기피해서라고 꼽았고요.

    요새 이야기되는 '펜스룰' 이전부터 또 다른 배제 '펜스룰'이 우리 사회에 있었던 게 아닌가 싶은 대목입니다.

    ◀ 앵커 ▶

    그렇군요.

    박 기자, 잘 들었습니다.

    '펜스룰'로 이름 붙여진 풍조는 여성을 존중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가까이하면 사고를 낼 화근쯤으로 취급하는 생각의 결과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뉴스 새로고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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