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고은상
[단독] 물 98%·원유 2% 하베스트…"유전 아닌 우물"
[단독] 물 98%·원유 2% 하베스트…"유전 아닌 우물"
입력
2018-03-25 20:04
|
수정 2018-03-25 22:10
재생목록
◀ 앵커 ▶
이명박 정부 당시 한국 석유공사가 인수햇던 캐나다 하베스트사의 전체 유전에서 나오는 원유는 물이 98퍼센트로, 유전으로서 사실상 가치가 없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입 당시부터 이런 지적과 경고가 있었지만 석유공사는 이 노후 유전을 사들였습니다.
오늘(25일) 첫 소식 고은상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명박 정부 때인 지난 2009년, 한국석유공사가 사들인 캐나다 하베스트사의 유전입니다.
낡은 정유시설을 포함해 인수가격만 4조 5천억 원이 들었습니다.
현재 하베스트의 유전은 어떤 상태일까.
석유 전문 용어로, '워터컷'이 평균 98%.
워터컷은 원유 가운데 물의 비율을 뜻합니다.
즉, 하베스트에서 생산되는 전체 원유 가운데 98%는 물이고 나머지 2%만이 석유라는 겁니다.
유전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상태입니다.
[장혁준/석유 개발 기술 전문가(석유공사 17년 근무))
(워터 컷(물의 함량)이 99% 정도 됐다고 하면?)"그 웰(유정)의 수명이 거의 다 끝난 거고요. 그렇게 봐야지 돼요."
인수 당시는 어땠을까?
하베스트 인수 직전인 2009년에 하베스트의 유전을 평가한 보고서.
유전 곳곳에서 원유 중 물 비율이 99%에 달한다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경력 30년의 해외 유전 전문가에게 이 보고서의 해석을 의뢰했습니다.
[해외 유전 개발 전문가(30년 경력)]
"90% 이상의 유전이 이미 한계점을 지났거나. 그래서 아무리 신기술을 투입한다 하더라도 거기 들어가는 비용이 추가적으로 생산되는 석유의 양 또는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나 그걸 이미 지나는 단계입니다."
2009년 인수 당시에도 이미 워터컷이 80~90% 수준으로 추산돼 한계에 다다른 유전.
워터컷이 98%에 이른 현재는 유전이 아니라 '우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유전 평가 보고서는 심지어 석유공사의 의뢰로 작성된 겁니다.
즉 석유공사 역시 유전 상태를 알면서도 웃돈까지 얹어주며 구걸하듯 이 하베스트사의 유전을 사들였습니다.
석유 전문가들이 넘쳐나는 석유공사가 왜 이렇게 무리해 우물이나 다름없는 노후 유전을 인수를 했을까?
해외자원개발은 이명박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
[이명박/전 대통령]
"저는 취임 초부터 자원외교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해 왔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는 지식경제부 등을 통해 해외자원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었습니다.
[전 지식경제부 직원]
(지식경제부(의 업무)내용들은 청와대도 계속 보고가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었나요? 그 M&A 같은 경우에는?)"M&A 중요 사안에 대해서는 보고가 되죠. 전체는 모르지만 어쨌든 굵직한 건에 대해선 보고가,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그걸 한다고 보면 되겠죠."
4조 5천억 원의 돈을 들여 무리하게 인수한 하베스트, 의혹의 눈길은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로 쏠리고 있습니다.
하베스트와 관련한 더 깊숙한 이야기는 오늘 밤 11시15분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MBC뉴스 고은상입니다.
이명박 정부 당시 한국 석유공사가 인수햇던 캐나다 하베스트사의 전체 유전에서 나오는 원유는 물이 98퍼센트로, 유전으로서 사실상 가치가 없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입 당시부터 이런 지적과 경고가 있었지만 석유공사는 이 노후 유전을 사들였습니다.
오늘(25일) 첫 소식 고은상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명박 정부 때인 지난 2009년, 한국석유공사가 사들인 캐나다 하베스트사의 유전입니다.
낡은 정유시설을 포함해 인수가격만 4조 5천억 원이 들었습니다.
현재 하베스트의 유전은 어떤 상태일까.
석유 전문 용어로, '워터컷'이 평균 98%.
워터컷은 원유 가운데 물의 비율을 뜻합니다.
즉, 하베스트에서 생산되는 전체 원유 가운데 98%는 물이고 나머지 2%만이 석유라는 겁니다.
유전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상태입니다.
[장혁준/석유 개발 기술 전문가(석유공사 17년 근무))
(워터 컷(물의 함량)이 99% 정도 됐다고 하면?)"그 웰(유정)의 수명이 거의 다 끝난 거고요. 그렇게 봐야지 돼요."
인수 당시는 어땠을까?
하베스트 인수 직전인 2009년에 하베스트의 유전을 평가한 보고서.
유전 곳곳에서 원유 중 물 비율이 99%에 달한다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경력 30년의 해외 유전 전문가에게 이 보고서의 해석을 의뢰했습니다.
[해외 유전 개발 전문가(30년 경력)]
"90% 이상의 유전이 이미 한계점을 지났거나. 그래서 아무리 신기술을 투입한다 하더라도 거기 들어가는 비용이 추가적으로 생산되는 석유의 양 또는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나 그걸 이미 지나는 단계입니다."
2009년 인수 당시에도 이미 워터컷이 80~90% 수준으로 추산돼 한계에 다다른 유전.
워터컷이 98%에 이른 현재는 유전이 아니라 '우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유전 평가 보고서는 심지어 석유공사의 의뢰로 작성된 겁니다.
즉 석유공사 역시 유전 상태를 알면서도 웃돈까지 얹어주며 구걸하듯 이 하베스트사의 유전을 사들였습니다.
석유 전문가들이 넘쳐나는 석유공사가 왜 이렇게 무리해 우물이나 다름없는 노후 유전을 인수를 했을까?
해외자원개발은 이명박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
[이명박/전 대통령]
"저는 취임 초부터 자원외교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해 왔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는 지식경제부 등을 통해 해외자원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었습니다.
[전 지식경제부 직원]
(지식경제부(의 업무)내용들은 청와대도 계속 보고가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었나요? 그 M&A 같은 경우에는?)"M&A 중요 사안에 대해서는 보고가 되죠. 전체는 모르지만 어쨌든 굵직한 건에 대해선 보고가,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그걸 한다고 보면 되겠죠."
4조 5천억 원의 돈을 들여 무리하게 인수한 하베스트, 의혹의 눈길은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로 쏠리고 있습니다.
하베스트와 관련한 더 깊숙한 이야기는 오늘 밤 11시15분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MBC뉴스 고은상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