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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책임자는 누구인가?…"미군이 진압 독려"

[제주4·3] 책임자는 누구인가?…"미군이 진압 독려"
입력 2018-04-01 20:18 | 수정 2018-08-2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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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제주 4·3 연속보도, 오늘(1일)은 책임 문제를 짚어봅니다.

    MBC는 당시 미군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미국 현지에서 군사기밀 문서를 찾아봤습니다.

    CIA를 제주에 상주시키고 강경 진압에 미군이 관여한 내용이 확인됐습니다.

    손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남로당 제주도당의 무장봉기로 4·3이 발발한 지 한 달 뒤, 군정장관과 조병옥 경무국장 등 미군정 수뇌부가 제주도에 모였습니다.

    '선거 상황'을 점검한다는 명목이었지만 실제로는 '무장대'에 대한 '강경진압'을 '독려'하는 모임이었습니다.

    [존 하지/당시 주한미군 사령관]
    "우리는 한국인들에 의해 지도자들이 선출되길 바랍니다."

    미국 국립문서보관소를 찾아 당시 미군정이 국무부에 보낸 기밀문서들을 확인해 봤습니다.

    미 군정 정치고문이 보낸 정보보고서입니다.

    '브라운 대령이 수행하는 작전으로 제주도민 3천 명이 체포됐는데 공산주의자들을 제거하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가 닥칠 것'이라고 건의합니다.

    무장대를 토벌하는 실질적인 군사행동에 미군이 주도적으로 관여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미군이 주민들이 숨어있는 동굴을 찾았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그 시기 실제로 많은 제주도민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존 메릴/존스홉킨스 대학 교수]
    "우파 성향의 폭력배들을 진압에 가담시킨 미 군부의 결정은 옳지 않았습니다. 1차적으로 미군 측에 책임이 있습니다."

    소련과의 냉전이 막 시작된 당시 미국은 남한 단독 선거를 통해 단독정부 구성이 필요한 때였습니다.

    이승만 정부가 출범한 뒤인 1949년 3월, 주한미군 사령관은 제주도 상황을 보고합니다.

    "제주도에 CIA를 설치하고 새로운 사령관을 파견했다. 한국정부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합동작전으로 3월7일 23명을 사살했다"는 내용입니다.

    [양조훈/제주 4·3 평화재단 이사장]
    "(이승만 전 대통령이) 제주 사태 등에 대해서 가혹하게 탄압하라 이렇게 지시를 해요. 미국으로부터 원조를 적극적으로 받기 위해서라고 해요."

    한국전쟁 시기 미군에 의해 2백여 명이 사망한 '노근리 사건'에 대해 미국이 공식 사과한 적은 있었지만 제주 4·3과 관련해 입장을 표명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박찬식/4·3 범국민위원회 위원장]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서 역사에 단죄를 해야 되고 더구나 미국 같은 경우에는 직접적으로 이 과정에 책임이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 역시 미국 정부에 제주 4·3 사건과 관련해 당시 미군정의 책임을 물은 적은 없습니다.

    또 진실규명을 위한 자료나 조사팀 구성 등을 요구한 적도 한 번도 없습니다.

    MBC뉴스 손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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