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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고침] '일간베스트' 폐쇄, 표현의 자유 침해?

[새로고침] '일간베스트' 폐쇄, 표현의 자유 침해?
입력 2018-04-03 20:38 | 수정 2018-04-0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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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극우 사이트 일간베스트, 일명 일베를 폐쇄해달라는 국민청원에 23만 명이 동의하자, 청와대가 폐쇄를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사이트를 폐쇄까지 하는 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당한 제재인가, 과도한 침해인가, 오늘(3일) 새로고침에서 따져보겠습니다.

    박영회 기자, 도대체 일베 사이트에 어떤 글들이 올라오길래, 이렇게 청원이 많이 올라오는지 짚어 볼까요?

    ◀ 기자 ▶

    몇 가지 사례를 보시죠, 세월호 희생자를 어묵으로 표현하고, 생존자는 성적으로 모욕한 글, 5.18 희생자들의 관을 두고 택배다 이런 논란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방송용이라 순화한 표현이 이 정도입니다.

    또, 숨진 할아버지를 인증한다, 속옷 차림의 여동생이다 조회수를 높이겠다며 이런 사진들도 수시로 올립니다.

    여성은 김치녀, 아이 엄마는 맘충, 노인은 틀니를 들어 틀딱충 약자를 비하하는 이런 표현도 일베에서 퍼졌습니다.

    ◀ 앵커 ▶

    극우라서라기보다, 표현 들어보니까 패륜적이고 소수자를 혐오하는 그런 것들이 문제가 될 것 같은데, 그러니까 표현이 심각하기 때문에 폐쇄를 해야 된다 이런 건가요?

    ◀ 기자 ▶

    아닙니다, 표현에 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혐오 사이트'들이 행동까지 선동한다는 게 해외에선 오래된 우려입니다.

    미국에선 1984년 반유대인 단체가 당시의 PC통신이라 할 수 있는 유즈넷 게시판에 '살해 대상' 명단을 올렸는데 실제로 그 명단에 오른 유대인 라디오 진행자가 살해당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1999년엔 인종주의 게시물에 빠진 한 백인이 한국인 1명과 흑인 1명을 살해하고 유대인 9명에게 총상을 입혔습니다.

    일베도, 단식 중인 세월호 유족 앞에서 버젓이 폭식집회, 이런 반사회적 행동을 벌인 적 있었습니다.

    ◀ 앵커 ▶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그런 문제가 된 사이트들을 폐쇄조치를 했었던가요?

    ◀ 기자 ▶

    네, 그런 사례가 많습니다.

    독일은 회원 수 3만 명의 극우사이트 티아치 포럼을 폐쇄하고, 운영자는 감옥에 보냈습니다.

    폴란드도 인종주의 극우 사이트를 해외 서버까지 추적해서 폐쇄를 했고요.

    미국에선, 한 네오나치 단체 집회에서 사망 사고가 생기자, 인터넷 업체가 홈페이지 서비스를 중단했습니다.

    정부는 개입하진 않았습니다.

    나치즘과 유대인 학살을 경험한 유럽은, 국가가 적극 나서는 반면,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은, 민간이 자율적으로 규제를 하는 분위기입니다.

    ◀ 앵커 ▶

    유럽에선 폐쇄가 확실히 많았군요, 국내에서는 법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없었습니까? 어떻습니까?

    ◀ 기자 ▶

    헌법재판소가 논의한 적이 있었습니다.

    김일성 찬양 글이 게시된 한총련 사이트를 폐쇄한 조치가 정당하냐 이 문제였는데요, 불법 게시물만 골라 지우는 게 아니라 사이트 전체를 폐쇄한 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반면, 계속 지워도 대량으로 반복해 게시하는 현실에서, 폐쇄 말고 적당한 대안이 없다, 그래서 폐쇄는 합헌이라는 게 다수 의견이었습니다.

    불법의 정도에 따라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차별과 혐오에 대한 법 조항이 아직 없습니다.

    국제 사회는 제도를 마련하라고 계속 요구를 하고 있고요,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 앵커 ▶

    잘 들었습니다, 박영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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