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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도 전관예우…사학재단 재취업 '은밀한 유착'

교육계도 전관예우…사학재단 재취업 '은밀한 유착'
입력 2018-04-05 19:34 | 수정 2018-04-0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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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교육청을 퇴직한 관료들이 사립학교에 재취업합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사립학교를 관리감독하다가 오늘은 거기서 월급을 받는 거죠.

    교육계 '전관예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들은 정보도 끈도 많기 때문에 학교 입장에서는 많은 공을 세우는 존재입니다.

    이렇게 되면 사학비리 감시가 제대로 될까요?

    오해정 기자가 묻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강서구의 한 고등학교.

    운동장 한편에 특이한 비석이 서 있습니다.

    학교 설립자도, 교장도 아닌 행정실장의 공적비.

    교육 환경시설 정비에 열과 성을 다해 학교 발전에 큰 공적을 남겼다고 적혀있습니다.

    과연 어떤 공적일까.

    [00고 행정실장]
    "(전임) 행정실장에 대한 공적비예요. 건물(체육관)도 세울 수 있도록 많이 기여를 했다. 그렇게 알고 있어요."

    시교육청 출신 관료가 이 학교 행정실장으로 오면서 3년간 무려 37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받은 것입니다.

    학교 측은 정당한 공적비라고 주장하면서도 일주일 뒤 다시 가보니, 공적비는 사라지고 기단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교장은 공적비 설립과 철거 모두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남 얘기하듯 변명했습니다.

    [00고 교장]
    "제가 철거한 것도 아니고 내가 한 것도 아니니까 제가 모르죠. 저는 학생들 교육을 담당하는 것이고…"

    서울시교육청에서 지난해 4급으로 퇴직한 이 관료는 8개월 만에 서울의 한 사학법인 사무국장으로 재취업했습니다.

    퇴직 직전 사학법인을 관리·감독하는 시교육청 감사관을 지냈습니다.

    [00법인 사무국장]
    "인생 이모작 관련해서 사실 우리 교육청에서 많은 분들이 바로 그분들이 전문성을 살리고자 하는 부분들이거든요. 그런데 유독 이쪽만 굉장히 색다른 시각으로…"

    전국 사학들의 권리 보호와 이권을 위해 일하는 한국사립초중고교법인협의회.

    이 협회 사무총장 역시 교육행정국장을 역임한 서울시교육청 관료입니다.

    [사학법인회 사무국장]
    "사립학교는 교육하는 데고 거기 가서 법인에 이익을 주고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면 그게 좋은 거지."

    MBC가 전국의 시교육청 공무원의 사학법인 재취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0년 이후 모두 48명이 사학재단에 재취업했습니다.

    교장 31명, 행정실장 13명, 법인실장과 국장 4명.

    [00재단 관계자]
    "정보가 빠르잖아요. 아무래도 와서 물어보면 전화해서 물어보면 담당자가 알려주잖아요. 이건 이렇게 이렇게 처리해야 한다. 감사는 다 교육청에서 나오는 거니까…"

    그런데도 현행법상 교육부나 교육청 직원이 퇴직 후 사립 초중고등학교에 바로 재취업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취업제한 대상이 아니다 보니 채용 시 심사를 받을 일도 없고 대부분 수시채용으로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00법인 사무국장]
    "알음알음해서 저를 누군가 (사학법인을) 바르게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저를 아마 뽑아서 들어왔죠."

    이런 관행 속에 사립학교의 폐쇄성과 비상식적 행태는 도를 넘고 있습니다.

    학교 행정실장의 내부 횡령을 고발했던 이 교사는 엉뚱하게 세월호 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파면됐다가 최근 어렵게 복직했습니다.

    [안종훈/내부고발 교사]
    "비리나 이런 것에 대해서 사실은 내부에서 아니면 잘 알 수가 없거든요. 내부고발한다든가 했을 때는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봐. 하나의 시범케이스,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서라도…"

    교육청 관료와 사립학교의 은밀한 커넥션은 사립학교의 내부 문제들이 더욱 드러나지 않게 만들어 결구 사학이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오해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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