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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복지 '사각'…아무도 몰랐던 두 모녀의 죽음

또 복지 '사각'…아무도 몰랐던 두 모녀의 죽음
입력 2018-04-07 20:12 | 수정 2018-04-07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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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충북 증평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여성과 네 살 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생활고에 시달린 끝에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숨진 지 몇 달이 지나서야 발견됐습니다.

    제희원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아파트 우편함에, 카드 연체료를 비롯해 각종 대금을 독촉하는 고지서가 수북합니다.

    이 집의 관리비 고지서엔 12월 수도 사용량이 아예 없습니다.

    몇 달째 관리비가 밀린 채 연락이 닿지 않자 관리사무소에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관리사무소 직원]
    "수차례 연락을 드리고서도 연락이 안 된 상황에서 장기간 연체 부분이 있는 것 같으니까…"

    어제 오후 집 안에 들어간 경찰은 숨진 두 모녀를 발견했습니다.

    네 살배기 딸은 침대 위에 이불을 덮은 채 누워 있었고 41살 정 모 씨는 그 옆에 쓰러진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이 모녀가 적어도 두 달 전에 숨졌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웃 주민]
    "백일 떡까지 받았는데, 1월달부터 안 보였어요."

    정 씨가 남긴 유서에는 "혼자 살기가 너무 힘들다, 딸을 먼저 데려간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정 씨는 지난해 가을, 남편을 잃고 딸과 단둘이 살아왔습니다.

    남편은 생활고를 비관하며 먼저 세상을 떴는데, 그 뒤로 정 씨는 수천만 원 빚 독촉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몇 달째 전기요금이 밀렸고, 5만 원 안팎의 월세도 내지 못했습니다.

    [군청 담당자]
    "건강보험료라든가 전기료 체납은 있는데 관리비에 포함된 전기료 체납일 때에는 (시스템에) 안 뜬다고 그러더라고요."

    이른바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전기와 물이 끊긴 세대를 찾아 지원하는 제도가 도입됐습니다.

    그러나 정 씨처럼 아파트에서 요금을 연체하기만 했던 긴급 가정은 여전히 사각지대였습니다.

    MBC뉴스 제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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