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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늑장대응, 직원은 도덕 불감증…"최악의 배당사고"

회사는 늑장대응, 직원은 도덕 불감증…"최악의 배당사고"
입력 2018-04-09 20:03 | 수정 2018-04-0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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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단순 사고가 아니라 대형 금융 사고다'

    잘못 들어온 주식을 증권사 직원들이 냉큼 내다 팔아서 주가를 폭락시킨 삼성증권의 배당 사고를 금융 당국이 이렇게 규정했습니다.

    ◀ 앵커 ▶

    한 직원의 실수와 여러 직원의 도덕적 해이, 그리고 증권사 시스템의 허점, 이 모든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오늘(9일) 첫 소식을 김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사고는 하루 전부터 예고됐습니다.

    '천 원'을 '천 주'로 잘못 쓴 직원의 실수를 팀장이 확인 없이 승인했고, 다음날 오전 9시 30분 28억 주가 뿌려진 뒤에야 뭔가 잘못됐다는 게 인지된 겁니다.

    보고에 보고가 이어지며 시간이 지체된 탓에 직원들에게 매도금지가 내려진 건 20분이나 뒤, 계좌 거래가 차단되기까진 37분이 걸렸습니다.

    이 사이 직원 16명은 500만 주를 팔아치웠고 삼성증권 주가는 초토화됐습니다.

    [원승연/금융감독원 부원장]
    "(해당 직원들이) 회사의 경고 메시지 및 매도 금지 요청에도 불구하고 착오 입고된 주식을 주식 시장에 매도하는 등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발생했습니다."

    일반 고객들에게 주는 배당금과 달리 증권사가 자사 직원들에게 주는 우리사주는 예탁원을 거치지 않게 한 것도 사고를 키웠습니다.

    의문은 16명의 직원이 왜 자신의 계좌에 주식이 잘못 들어온 것을 알면서도 급하게 대량 매도에 나섰냐는 겁니다.

    전체 직원 2천18명 가운데 0.7%, 일부의 도덕적 해이, 일탈이라고 볼 수 있지만 회사가 세 번이나 팔지 말라고 경고한 뒤에도 이들의 '팔자' 주문은 이어졌습니다.

    거래기록도 남고 나중에 문제가 될 걸 알면서도 매도 주문을 멈추지 않은 데는 개인 차원이 아닌,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닌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성철/주식투자 커뮤니티 운영]
    "우리나라 전체 증권사가 이런 행위를 해왔던 건데 삼성증권 자체 내에서도 수습이 안 될 정도의 금액이 터졌기 때문에 이게 수면 위로 올라왔던 거지요. 아마 이번 사태가 아니었으면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해왔을 거예요."

    삼성증권은 주식을 판 직원들 계좌를 확보하고 이들과 배당금을 잘못 입력한 직원, 관리자 등 20여 명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습니다.

    금감원은 삼성증권처럼 배당금과 주식 지급 시스템이 통합 운영돼 사고 가능성이 있는 증권사가 4곳 더 있다고 밝히며 시스템 개선을 권고했습니다.

    MBC뉴스 김재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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