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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6명 거래내역 보니…"초단타 매매 노렸다"

[단독] 16명 거래내역 보니…"초단타 매매 노렸다"
입력 2018-04-10 20:05 | 수정 2018-04-1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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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여전히 의문이 남죠.

    증권 전문가인, 그리고 시스템을 잘 아는 삼성증권 직원들은 왜 기록이 남을 걸 알면서도 자기 것도 아닌 주식을 단시간에 쏟아냈을까.

    이번에 유령 주식을 내다 판 16명의 당일 거래 내역도 저희가 확보했는데, 그 안에 답이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남재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주식을 대량으로 내다 판 행위는 전국의 삼성증권 지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습니다.

    대전 지점 개설 계좌에서 145만 주, 500억 원어치가 넘는 팔자 주문이 나왔고, 서울 강북 지점에서 112만 주, 강남 지점 개설 계좌에선 79만 주가 팔렸습니다.

    16명 가운데 특히 6명이 사고 시점 쏟아져 나온 주식의 98%, 490만 주를 대량으로 팔아 치웠습니다.

    모두 IB, 즉 기업금융을 맡고 있거나 리스크관리, 애널리스트, 팀장급 간부 등으로 증권사에서 잔뼈가 굵은 정직원들이었습니다.

    갑자기 들어온 수십에서 수백억 원어치의 주식, 이들이 이를 팔아 현금화한 뒤 해외 도피를 준비했을 거란 관측이 나왔지만 주식을 판 돈은 빨라야 사흘 뒤에나 입금됩니다.

    주가가 떨어질수록 이익을 얻는 선물 거래 계약을 했을 거란 추측도 나왔지만 확인 결과, 이들 16명은 선물 거래 내역도 없었습니다.

    결국 답은 하나.

    일단 팔아치우고 몇 분 뒤 주가가 더 떨어지면 다시 사들여 차익을 챙기는, 초단타 매매를 꾀한 겁니다.

    팔고 산 가격 차가 주당 500원 정도라 해도 100만 주라면 5억 원, 주식은 누구 것이든 다시 채워넣으면 되기에 가능한 구조입니다.

    [전 금융감독기관 관계자]
    "솔직히 말해서 주당 1천500원만 당겨도 엄청 남는 거지, 그게… 아파트가 한 채 떨어지는데 그걸 안 하겠냐고…"

    하지만 이날따라 시장의 움직임은 빨랐습니다.

    주당 3만 9천600원으로 시작한 삼성증권 주식은 9시 33분부터 24분 동안 급락했지만 이들이 본격적으로 주식을 내다 팔기 시작하자 9시 57분부터는 회복세로 돌아섭니다.

    '사자' 주문이 이어지면서 5% 급상승한 데 이어 10시를 넘겨서는 3만 7천 원대까지 올라갑니다.

    더 떨어지면 사겠다는 주문을 내놨다가 급격한 상승세에 매수할 타이밍을 놓쳤고, 이후 직원 계좌 동결 조치까지 내려 결국 주식을 채워넣을 수가 없었던 겁니다.

    [증권업계 관계자]
    "당일에 팔고 샀으면 이건 문제가 없는 게 되는 거죠. 체결에 대한 주식을 메워줘야 되는 책임인 거죠."

    만약 주식만 채워 넣었다면 조용히 묻혔을 일.

    증권시스템의 큰 구멍이 이렇게 드러났습니다.

    MBC뉴스 남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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