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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장애인 보조금도 빼돌려…시청은 "모르는 일"

[단독] 장애인 보조금도 빼돌려…시청은 "모르는 일"
입력 2018-04-12 20:33 | 수정 2018-04-12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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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 장애인 시설은 10년 전에도 문제가 지적돼 시설이 폐쇄된 적이 있었는데 어느새 다시 만들어졌습니다.

    게다가 이 원장은 장애인들에게 지급된 보조금과 연금을 제멋대로 사용했습니다.

    김민찬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고물상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장애인시설입니다.

    고물상에서 일하는 3명과는 별도로 지체 장애인들이 수용돼 있습니다.

    이 시설 장애인 앞으로 나온 체납고지서입니다.

    자동차 세금과 과태료 등 밀린 돈만 2천만 원이 넘습니다.

    김 모 원장이 장애인 이 모 씨 이름으로 차량 3대를 구입한 뒤 관련 세금을 내지 않은 겁니다.

    [이 모 씨]
    "원장이요. 내 앞으로 마음대로 하기 때문에. 신분증하고 자기가 다 가지고 있어요."

    또 다른 장애인들도 같은 이유로 졸지에 체납자 신분이 됐습니다.

    [박 모 씨/장애인 아버지]
    "아들 명의로 차량을 뽑았고 과태료 일체 체납한 거를 그때서야 안 거야."

    반면 국가에서 나오는 이들의 장애인 연금과 기초생활수급자 보조금은 사라졌습니다.

    경기도 고양시가 한 정신지체 장애인에게 지급한 보조금 입금내역입니다.

    매달 20일 80~90만 원이 통장으로 지급됐고, 입금 한 두 시간 만에 빠져나갔습니다.

    하지만, 정작 통장 주인은 직접 돈을 받거나 사용한 적이 없습니다.

    [임 모 씨]
    "써 본 적도 없어요."
    (그 돈은 어디 있어요?)
    "원장님이 갖고 다니는 통장."

    김 원장은 "보조금 모두를 수용된 장애인들을 위해 사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모 원장/00장애인시설]
    "돈은 본인이 생활하는 거… 우선 먹고…"

    김 씨는 지난 2009년에도 장애인 8명의 보조금 6천여만 원을 빼돌렸다 적발됐습니다.

    시설과 고물상은 노동착취가 확인돼 폐쇄됐습니다.

    당시 감사원은 국가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고양시에 대한 주의조치도 내렸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곧바로 근처에 같은 시설을 다시 만들었고, 갈 곳을 찾지 못한 장애인들을 끌어 모아 똑같은 수법으로 일을 시켰습니다.

    이 같은 일이 8년 가까이 이어졌지만 관할 관청은 전혀 몰랐습니다.

    [최석규/장애인복지과장(고양시청)]
    "이전한 상태에서 내부적인 부분을 계속적으로 관리감독하는 데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미인가 시설이라는 이곳에서는 최근까지 두 차례 걸쳐 사법연수원생들이 자원봉사 활동을 했습니다.

    [김 모 원장/00장애인시설]
    "사법 연수원에서 매년 근로봉사가 들어왔어요."

    지금도 중·고등학생들의 공식 봉사 활동이 계속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시설이 버젓이 운영되고 있지만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3년 시설 3곳이 폐쇄된 것을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 미인가 장애인 시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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