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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찰이 밝혔던 침몰 원인, 전제부터 잘못됐다

[단독] 검찰이 밝혔던 침몰 원인, 전제부터 잘못됐다
입력 2018-04-16 19:53 | 수정 2018-04-1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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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세월호의 침몰 원인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고 다양한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참사 6개월 뒤 검찰이 발표했던 수사결과가 너무 졸속이었고 부실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는데요.

    검찰이 제시한 기초적 사실부터 오류가 있었던 걸로 MBC 취재결과 파악됐습니다.

    임소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49분 40초에서 48초 사이 세월호의 방향이 급변합니다.

    검찰은 이 순간 선체가 30도까지 기울어지며 침수가 시작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조은석/당시 대검찰청 형사부장(2014년 10월)]
    "대각도 변침으로 배가 좌현으로 기울며 제대로 고박되지 않은 화물이 좌측으로 쏠려 복원성을 잃고 침몰하게 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30도 기울기는 선실 안에서 승객이 촬영한 동영상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동영상에 포착된 창문과 커튼 사이의 각도가 30도라는 것인데, 이는 선원들의 진술과도 일치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준기/세월호 조타수(2016년 3월 세월호 특조위 2차 청문회)]
    "완전히 기울었을 때가, 그때 처음에 본 게 30도가 기울었습니다."

    하지만 MBC가 영상분석 전문가와 함께 3차원 분석으로 각도를 다시 잰 결과, 당시 배의 기울기는 최소 46도에서 최대 54도로 측정됐습니다.

    영상전문가들은 검찰의 측정방법은 완전히 잘못됐다고 말합니다.

    [윤용인/영상분석 전문가]
    "2D인 경우에는 기준점 없이 그냥 바라보는 것에 따라서 이게 천차만별로 각도를 유추할 수가 있어요. 그러니까 그것은 신빙성이 없는 거예요."

    그런데도 당시 검찰은 30도로 단정하고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크리소에 침수 실험을 의뢰했습니다.

    크리소의 시설은 최대 30도 기울기까지만 실험이 가능합니다.

    세월호가 30도 이상 기울었을 가능성은 처음부터 배제한 것입니다.

    [김선영 박사/한국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보통은 (일반적인 선박은) 뭐 많이 해야 (나올 수 있는 횡경사각이) 6도, 10도 이 정도거든요. (세월호) 사고 때문에 조금 개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30도 이상을 기울일 수 있게끔 그 기계 자체를 바꾸는 건 어려웠던 거죠."

    세월호가 실제 기운 상태와는 전혀 상관없는 실험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화물이 한쪽으로 쏠려 30도 기울었고 침수가 시작됐다는 검찰발표는 이런 과정을 통해 나왔습니다.

    [행크 붐/네덜란드 해양연구소 실험 파트 매니저]
    "화물이 좀 더 이동한 뒤 45도부터 물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선체가 처음에 정확히 얼마나 기울었는지 그 원인은 무엇을 상정할 수 있는지, 초기 대처는 어떠했어야 하는지 등등 중요한 질문들은 파묻혔고 의혹과 불신은 시작됐습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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