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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사라진 '세월호 유족'…그들의 24시간

일상이 사라진 '세월호 유족'…그들의 24시간
입력 2018-04-16 20:04 | 수정 2018-04-1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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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세월호 유가족들은 피해자임에도 피해자로만 남을 수 없는 세월을 보내왔습니다.

    직접 자료를 찾고 조사하며 진상 규명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생업도 직장도 있을 텐데 어떻게 하루하루 버텨내는지 손령 기자가 가족들과 함께 했습니다.

    ◀ 리포트 ▶

    세월호가 보이는 컨테이너 숙소에서 유가족들은 아침을 맞습니다.

    [김미나/故 김건우 군 어머니]
    "올겨울 진짜 추웠어요. 세 번인가 얼어서 터져서 못 씻고…화장실 물 안 나오고 얼어서…"

    작업이 시작되는 8시.

    엄마, 아빠들도 세월호로 출근을 합니다.

    [홍영미/故 이재욱 군 어머니]
    "이 파란 것. 딱 잘린 것, 이 자리잖아."

    선체 조사 과정들을 꼼꼼히 모니터링합니다.

    [선체 조사 관계자]
    "여기는 괜찮은데 저 안에 있는 저런 것들…"

    [정성욱/故 정동수 군 아버지]
    "그게 제일 큰 문제 같은데"

    세월호를 곁에 두고 숙식을 하는 이유입니다.

    [김미나/故 김건우 군 어머니]
    "가족들이 물어봐도 대답하지 않기 때문에 저희들이 와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거죠. 믿을 수 없으니까…"

    서울로, 안산으로 목포로 다시 진도로.

    때맞춘 식사도 퇴근도 남들같은 일상은 이미 없습니다.

    [정성욱/故 정동수 군 아버지]
    "서류가 많을 때는 좀 늦게까지 보고. 우리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몇 번을 봐야 돼요."

    눈 붙이기조차 아이들에게 미안해 끊임없이 할 것을 찾아냅니다.

    [김미나/故 김건우 군 어머니]
    "세월호 나비예요. 천 마리 만들고 있어요."

    새벽 2시가 다 돼서야 숙소 불이 꺼졌습니다.

    보험설계사인 경빈이 엄마는 오늘도 직장 대신 합동분향소에서 일과를 시작합니다.

    [전인숙/故 임경빈 군 어머니]
    "안건도 많고 가족들 간에도 얘기할 내용이 많아서 (회의를) 해야 돼요."

    이동 중에도 쉴 새 없이 전화벨이 울립니다.

    오늘 하루 이동거리만 100km.

    쫓아가기조차 빠듯한 일정이지만 무슨 힘인지 다들 버텨내고 있습니다.

    [최지영/故 권순범 군 어머니]
    "여기 한가한 사람 하나도 없어요. 다 바빠요."

    [장동원/생존자 장애진 씨 아버지]
    "각자 다 역할분담이 있어서…"

    어느새 서울 광화문 광장.

    서명 운동과 피케팅에 힘을 보탭니다.

    추위와 더위는 견뎌냈지만, 시민들의 날 선 반응엔 무너질 때가 많습니다.

    [전인숙/故 임경빈 군 어머니]
    "그만 좀 하라고 말하고 가시는 분들도 많고 화가 나서 울 때도 있고 화가 나서 싸울 때도 있는 것 같고 그냥 가시라고 할 때도 있고…"

    저녁 10시가 다 돼서야 마무리된 일정.

    오늘도 직장 일은 손도 대지 못했습니다.

    일과의 마무리는 어김없이 경빈이 방입니다.

    "잠 못들 때 들어와서 사진도 보다가 얘기도 하다가…"

    이런 생활이 앞으로 얼마나 더 이어질지 기약도 없습니다.

    언제까지 이럴 거냐는 주위의 걱정과 비난.

    언제까지 직접 나서게 할 건지 유가족들은 되묻습니다.

    MBC뉴스 손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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