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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부모들 "국가도 책임 나눠야"

발달장애인 부모들 "국가도 책임 나눠야"
입력 2018-04-30 20:43 | 수정 2018-04-3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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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삼보일배에 나섰습니다.

    자녀에 대한 책임을 국가가 조금이나마 함께 져달라는 호소를 한 겁니다.

    발달장애인들도 잘해낼 수 있는 일들이 많은데 일 할 기회는 거의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서유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하얀 소복을 입고 세 걸음을 걷다 절하기를 거듭합니다.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입니다.

    "국가책임제 도입하라."

    한시라도 돌보는 사람이 없으면 생활이 불가능한 발달장애인.

    국가가 조금이라도 도와달라는 호소입니다.

    [윤종술/전국장애인부모연대]
    "발달장애인들의 취업문제는 거론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들은 이 나라의 국민이 아니란 말입니까?"

    지난 2일 209명이 삭발을 한 뒤 29일째 천막 농성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10년 전에도 3보 1배 끝에 고등학교 의무교육까지는 성사시켰지만, 성인이 된 뒤로는 여전히 속수무책입니다.

    실제 우리나라 발달장애인 가운데 70% 가 넘는 15만여 명이 20대 이상 성인들입니다.

    장애인 복지관은 스무살 이상이 되면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성인 장애인도 돌봐주는 센터가 있긴 하지만 수용인원이 전국 다 합쳐도 1만여 명에 불과해 혜택을 보기 어렵습니다.

    발달장애인의 가족들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적어도 낮시간만큼은 책임져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가족들이 일이라도 해서 이들을 부양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겁니다.

    나아가 발달장애인들이 스스로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직업훈련센터를 늘리고 공공부문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약 4년 전부터 직업훈련시설센터가 생기긴 했지만 전국에 단 8곳뿐.

    그나마 장애 정도가 심하면 입소조차 할 수 없습니다.

    [최민호/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자격이 있어야 되는지?) "혼자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든지 혼자 규칙을 지킬 수 있도록 준비가 돼 있어야 하고 집단생활 했을 때 어려움이 없어야…."

    하지만 충분한 교육과 도움이 있으면 발달장애인들도 제 몫을 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적장애 3급인 임호재 씨.

    공항에서 4개국어로 된 세관 신고서를 분류해 하루 70편이 넘는 항공기에 안전하게 배달합니다.

    "안녕하세요. 서류 가지고 왔습니다."

    333편 북경 서류 잘 접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미로 같은 공항 출국장을 지나 비행기까지 찾아가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이젠 어려움이 없습니다.

    [임호재/발달장애인]
    "해보니까 재밌고 많은 걸 알게 됐습니다."
    (계속하고 싶어요?)
    "네(웃음)."

    도서 검색 시스템을 통해 1분도 채 안 돼 책이 있는 위치를 정확히 찾아내고.

    [임호재/발달장애인]
    ("책 찾았어요?")
    "네 찾았어요."

    반납도서도 제자리에 척척 꽂아 넣는 임재상 씨는 구청 도서관 사서입니다.

    직업훈련을 통해 특기를 찾고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한 것이 성공 비결입니다.

    [조미연/영등포구청 사회복지과장]
    "가능한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연계해주고자 노력하고 그것이 실제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렇게 일 할 기회를 얻는 장애인은 극소수입니다.

    정부 부처조차 절반 이상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발달장애인은 점점 늘어 현재 22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들을 사회구성원으로서 제 몫을 해낼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 아직은 오직 가족들만의 버거운 몫입니다.

    MBC뉴스 서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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