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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집회자들 가면의 속뜻…"익명과 저항"

대한항공 집회자들 가면의 속뜻…"익명과 저항"
입력 2018-05-07 20:18 | 수정 2018-05-07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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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주 대한항공 직원들이 회장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며 촛불집회를 한다고 했을 때,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 사람들 얼굴 내놓고 집회 나왔다가 나중에 잘못되면 어떡하죠?

    막상 보니까 보시는 것처럼 가면들을 쓰고 나와서 아, 그런 아이디어가 있었네 했었는데.

    또 다시 자세히 보니, 가면에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신원을 가리는 것뿐 아니라 혁명과 저항을 상징했는데요.

    더 자세한 내용은 임경아 기자가 설명합니다.

    ◀ 리포트 ▶

    하얀 얼굴에 올라간 입꼬리.

    가면의 주인공은 가이 포크스란 이름의 실존 인물입니다.

    1605년 신교도인 영국왕, 제임스 1세를 암살하려다 처형당한 가톨릭 혁명단체 구성원으로 역사적으론 반역자이지만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서 독재 정권에 맞서는 주인공이 이 가면을 쓰고 나오면서 저항의 상징이 됐습니다.

    국내에선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때 처음 등장했고 2011년 뉴욕 월가 점령 시위 때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가면 촛불집회'를 기획한 대한항공 직원은, 익명을 보장하며 저항하기 위해 '가이 포크스'를 택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측의 집요한 색출, 직원 편 가르기와 회유, 소송 등을 피하기 위해 가면을 썼지만 '사주의 갑질'을 지켜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저항의 뜻을 담았다는 겁니다.

    [박창진 전 사무장]
    "우리가 그토록 원했던, 사람이 먼저인 회사, 그 회사를 우리는 가면을 쓰고 이 자리에서 시작하고 있습니다."

    현직 직원들이 회사를 살리겠다며 총수 일가 사퇴를 외치는 집회, 불이익에 대한 불안감도 있지만 각자의 이름 대신 '우리'로 뭉쳐 이번만큼은 바꿔보자는 뜻에 거리로 나왔습니다.

    [대한항공 객실 사무장]
    "박창진 사무장님, 혼자가 아닙니다.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나와서 모두가 같이 함께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 대한항공 직원 대화방은 이제 3천 명 규모로 커졌습니다.

    이들은 회사 측의 방해를 사전에 막기 위해 2차 촛불집회를 이번 주 중 기습적으로 개최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임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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