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도 상사도…카지노 여성 딜러들의 '미투'

◀ 앵커 ▶

요즘 '미투' 관련 뉴스가 다소 줄긴 했지만 그렇다고 이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죠.

카지노에서도 성폭력이 심각합니다.

여성 딜러들이 거액을 거는 VIP 고객들한테 성희롱, 성추행을 당하고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할 카지노임원들한테서도 성폭력을 당했다고 합니다.

한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개장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입니다.

화려한 네온사인 아래 쇼가 펼쳐지고, 한쪽에서는 카지노 도박게임이 열립니다.

관리자인 한 외국인 임원이 갑자기 여성 직원의 복부와 허리에 손을 댑니다.

인사 교육을 하겠다며 만진 겁니다.

놀란 직원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습니다.

[딜러 출신 직원 A 씨]
"순간적으로 제 몸을 제압당한 듯한 느낌을 받고 너무 당황스럽고 수치스럽고…."

임원의 신체접촉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카지노 회사 측은 사실상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여성 딜러들을 상대로 한 성폭력은 게임 영업장 내부에서 자주 일어났습니다.

가해자는 거액 베팅을 하는 고객들입니다.

[카지노 딜러 B 씨]
"(고객이) 무슨 XX 무슨 X는 기본이고, (딜러를) 만지는 행위도 굉장히 많이 합니다."

술 마시며 베팅하는 고객들 중 일부는 딜러를 만지려 하거나 욕설과 음달패설을 늘어놓기도 합니다.

[퇴직 딜러 C 씨]
"술을 많이 드시고 게임 진행하는 도중에 성행위가 연상되는 언행을…0000 근처를 더듬으면서…."

고객들의 심각한 추행이 발생해 구제를 요청해도 관리자들의 조치는 대부분 소극적입니다.

[퇴직 딜러 C 씨]
"고객이 소중하니까. '손님한테 그러시면 안 돼요.'라고 정확하게 제지를 해야 되는데, 그러지 못하고 비굴하게 넘어가야 되는…."

고객의 성폭력에 관대하다 보니 남성 임직원들이 여성 딜러에게 성폭력을 해도 대처가 미흡합니다.

오히려 피해자들이 협박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성추행 피해 직원 D 씨 동료]
"(피해자가) 계속 출근할 때 마주칠까봐 두렵다고…. 사무실 위치도 굉장히 가깝고…."

이 카지노 그룹은 지난 2016년에도 직장 내 성추행 사건들이 논란이 됐습니다.

[윤지영/변호사 (직장 갑질 119)]
"하나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용자가 단호하게 엄벌을 처하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그게 모범 사례가 돼서 다른 사람들도 할 엄두를 못 내게…."

카지노 측은 직원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있다며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카지노 관계자]
"근본적인 영업장 문화 개선과 함께, 회사가 좀 더 경각심을 갖고 제도적 장치를 확대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인천지검은 이 카지노의 직장 내 성폭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