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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트리' 멸종 위기…비밀은 나이테에

'크리스마스트리' 멸종 위기…비밀은 나이테에
입력 2018-05-10 20:44 | 수정 2018-05-10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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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유럽과 미국에서 크리스마스트리용으로 인기 있는 구상나무, 이게 사실 우리 땅에서만 자라던 나무라고 합니다.

    지금은 널리 해외에서도 자라고 있는데요.

    그런데 정작 고향 땅인 한라산과 지리산 일대에서 말라죽어 가고 있다고 합니다.

    비밀을 풀 단서는 나이테가 쥐고 있었습니다.

    백승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전 세계 크리스마스 밤을 밝히는 구상나무입니다.

    원래 우리나라 지리산과 한라산 등에서만 자라던 구상나무를 100여 년 전 선교사들이 제주에서 가져가 심었습니다.

    영어 이름도 코리안 퍼, 한국 전나무입니다.

    나무 모양과 빛깔, 열매 색까지 아름다워 크리스마스트리용으론 최고로 꼽힙니다.

    [버트 크렉/미시간주립대 교수]
    "한국 전나무는 아주 근사한 은색 빛깔이 뒷면에 감돌아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지리산 해발 1천 미터를 넘어서자 허옇게 껍질이 벗겨진 나무들이 거대한 무덤을 이루고 있습니다.

    지리산 제2봉인 반야봉 일대 1만 5천 그루의 구상나무 가운데 절반이 쓰러졌습니다.

    죽음의 원인을 밝힐 단서는 나이테였습니다.

    해마다 한 겹씩 나이를 먹는 나이테가 덜 여물어 폭이 좁을 때가 몇 년씩 이어졌는데, 겨울철 기온이 올라가 눈이 덜 내리면서 봄 가뭄이 심했던 해와 일치했습니다.

    반야봉 일대 2월 기온은 최근 5년 새해마다 평균 0.76도씩 올랐고, 3월 강우량은 반대로 23mm씩 줄었습니다.

    평균 나이 69살, 길게는 118년을 살았던 지리산 터줏대감들도 기후 변화를 이기지 못한 겁니다.

    [박홍철/국립공원관리공단 연구원]
    "(기후변화 영향이) 50년간 지속돼 2000년 이후 대다수가 고사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고향 땅에서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인 토종 구상나무가 온난화 위험을 온몸으로 경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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