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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단축 앞두고 발등에 불…버스 대란 오나?

근로시간 단축 앞두고 발등에 불…버스 대란 오나?
입력 2018-05-16 20:37 | 수정 2018-05-2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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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근로시간 단축을 앞둔 연속 보도, 오늘(16일)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이죠.

    노선버스 업계의 준비 상황을 점검합니다.

    운전기사들의 근로시간이 줄면 졸음운전 위험에서는 벗어날 수 있지만, 당장 사람을 엄청나게 더 뽑을 수도 없어서 노선을 확 줄이거나 배차 간격을 늘리는 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러면 시민들이 불편해지죠.

    전반적인 상황을 김성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7770번 광역 버스를 모는 신대호 씨.

    경기도 수원역에서 서울 사당역까지 1시간 거리를 하루 14차례 오갑니다.

    막히기라도 하면 다음 배차까지 여유가 고작 5분 정도, 화장실 가기도 빠듯합니다.

    새벽 6시에 출근해 밤 11시까지, 17시간을 꼬박 일하고 다음날은 완전히 쉬는 격일 근무형태입니다.

    주당 근무시간 70시간을 넘나듭니다.

    [신대호/광역 버스 운전기사]
    "점심시간 같은 경우 (밥만 먹고) 바로 나가야 돼요. (장시간 운전하느라) 목하고 몸이 좀 많이 아프죠. 허리도 아프고…"

    그동안 운수업은 근로시간 특례업종이라 노사가 합의하면 무제한 초과 근로가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노선버스는 특례업종에서 빠져 올해 7월부터 주 68시간, 1년 뒤부터는 주 52시간 근로를 지켜야 합니다.

    당장 격일제를 1일 2교대로 바꿔야 하는데 이 경우 전국적으로 버스기사 1만 6천 명이 더 필요합니다.

    서울과 제주도, 부산·대구·광주 등 광역시 5곳 등은 지자체가 버스 업계를 지원하는 준공영제를 실시해 1일 2교대를 이미 대부분 하고 있어 사정이 낫지만 나머지 전국 대부분 지역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경기도 버스업체의 95%는 배차 간격을 늘리거나 노선 폐지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지역도 사정은 비슷해서 충북에선 13개 노선 한시 휴업이 검토되고 있고 뾰족한 대책이 없다면 강원도에선 26개 노선이 폐지됩니다.

    당장 시민들도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김종호/승객]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출근 시간이 아주 중요하잖아요. 지각하고 나면 눈치도 봐야 하고…"

    기사들은 기사들대로 월급봉투가 얇아져 걱정입니다.

    보통 300만 원대인 월급이 200만 원대로 확 준다는 겁니다.

    [이승일/경기도 광역버스업체 노조위원장]
    "연장근로를 못함으로써 100만 원가량도 손해는 보는 거고, 저희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임금이 저하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에 특례업종에서 빠진 21개 업종은 모두 사정이 비슷합니다.

    어린이집 교사들은 휴게시간이 문제입니다.

    새로 적용되는 근로기준법에선 4시간마다 30분씩, 8시간 일하면 1시간을 반드시 '근무시간 중'에 쉬어야 하는데, 아이들을 돌보면서 쉰다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입니다.

    [김미희/어린이집 교사]
    "숟가락을 같이 쥐여줘야 하거나, 아니면 밥을 퍼줘야 하거나, (아이들이) 많이 흘리기도 하고 저희가 그걸 닦고 지도도 해주고."

    이번 법 개정으로 버스기사와 어린이집 교사 등 21개 업종, 341만 명이 특례업종 제외로 장시간노동에서 벗어났지만, 간호사들과 회사택시 기사 등 5개 업종 112만 명은 여전히 무제한 근로의 그늘 아래 있습니다.

    [나순자/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병원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이 환자의 안전과 환자의 생명에 치명적으로 피해를 주게 돼 있습니다. 근무시간을 단축 시키는 것이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길입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근로시간 단축.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이로 야기되는 불편과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지원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성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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