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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대신 알루미늄…불에 녹는 '제연 설비' 잡는다

강철 대신 알루미늄…불에 녹는 '제연 설비' 잡는다
입력 2018-05-19 20:17 | 수정 2018-05-19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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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건물에 불이 났을 때 사람들에게 가장 위험한 건 연기와 유독 가스입니다.

    이 때문에 건물마다 제연 설비가 마련되어있는데요.

    그런데 일부 제연 설비들이 화재 시 높은 온도에서 그대로 녹아버리는 알루미늄으로 제작이 돼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이재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불이 났을 때 연기와 유독 가스를 밖으로 빼내는 역할을 하는 제연 설비입니다.

    화재안전기준에 따라 제연 설비는 두께 1.5mm 이상 강철판을 써야 하지만, 실제로는 알루미늄을 쓴 곳이 많습니다.

    알루미늄 제연 설비가 불에 얼마나 견디는지 실험해 봤습니다.

    불에 닿은 지 1분이 넘자, 날이 휘어지기 시작합니다.

    2분 정도 되자 날이 떨어지고, 알루미늄이 타들어갑니다.

    파편이 떨어지면서 불이 번지기도 합니다.

    결국 틀만 남고 모두 녹아 버렸습니다.

    불이 났을 때 알루미늄으로 만든 제연 설비가 화염에 휩싸인다면, 녹아내리면서 오히려 화재를 확산시킬 수도 있습니다.

    철로 만든 제연 설비는 녹는 점이 알루미늄보다 2배 이상 높아, 8분 가까이 지나도 겉모양 변화가 없었고 날도 정상적으로 움직였습니다.

    [김휘성/건설기술연구원]
    "이 정도 기준에만 적합하게 나와도, 아마 지금 정도의 화원에도 어느 정도는 견딜 수 있다고 판단이 됩니다."

    제연 설비 업체들이 알루미늄을 선호하는 이유는 만들기 쉽고, 값이 싸기 때문입니다.

    [제연 설비 업체 대표]
    "알루미늄이 가공비가 싸요. 첫째 인건비가 안 들어가니까…성형돼 있는 것을 뚝뚝 잘라서…"

    지난해 화재로 인한 사망자 345명 가운데 연기나 유독가스 흡입이 직접적인 사인이 된 경우는 238명으로 69%에 이릅니다.

    화재안전기준을 지키지 않고 알루미늄 제연 설비를 납품한 업체나, 소방 감리를 소홀히 한 업체는 건축법과 소방법 위반으로 최대 징역 3년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수도권 일대 대형 쇼핑몰과 주상복합 건물 등에 기준을 위반한 알루미늄 제연 설비가 납품된 정황을 포착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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