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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언·욕설 그만" 서울시, 민원 통화녹음 의무화

"폭언·욕설 그만" 서울시, 민원 통화녹음 의무화
입력 2018-05-20 20:20 | 수정 2018-05-2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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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공공기관 콜센터 근무자들이 민원인으로부터 폭언이나 성희롱에 시달리는 문제가, 계속 제기되어 왔습니다.

    서울시가 이 같은 감정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민원 부서에서 통화 내용을 의무적으로 녹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유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120 다산콜센터로 걸려온 전화입니다.

    [민원인 녹취 (120 다산콜센터)]
    "세계에 있는 관광지 인구 밀도 좀 되는 대로 불러 줄래요?"

    서울시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질문입니다.

    [상담원 녹취]
    "죄송합니다만 저희는 따로 가지고 있는 정보가 없습니다."

    갑자기 욕설과 함께 성적 모욕감을 주는 발언이 쏟아집니다.

    [민원인 녹취]
    "야이 XXXX 장난해? XXXX 다 XX버려 XXXX"

    다산콜센터가 특별 관리하는 이런 악성 민원인은 현재 825명입니다.

    [이오선/다산콜센터 상담사]
    "앞도 하얘지고 그때마다 또 새로운 떨림이 오죠. 무섭고 두렵고. 이걸 어떻게 잘 마무리해서 끊을 것인가…"

    서울의 한 구청 교통지도과입니다.

    [민원인]
    "내가 왜 혼동을 해요. 혼동을 하냐고요! 공무원 입장에서 보시지 말고…"

    이곳에서는 민원인의 폭언이 나올 것 같으면 공무원이 녹음 안내 버튼을 누릅니다.

    "지금부터 통화 내용이 녹음됩니다. 폭언 욕설 등을 계속하실 경우 관련법에 의해 조치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안내를 들은 민원인은 대개 전화를 끊습니다.

    [이믿음/강동구청 교통관리과]
    "녹음 기능을 켜면 많이 조용해지시고, 아무래도 민원이 많이 가라앉는 경향이 있습니다."

    서울시는 오는 9월부터 산하기관 55곳에서 의무적으로 통화 전 과정을 녹음하기로 했습니다.

    대상은 민원이 폭주하는 부서, 특히 불법 주정차 과태료나 수도요금, 복지 혜택 등을 처리하는 곳입니다.

    [박찬연 서울시 민원처리팀]
    "녹음이 된다고 생각하면 일단 폭언이나 말을 조심할 것 같아요. 감정노동자들이 부드럽게 진행할 수 있고, 업무를 볼 수 있고…"

    녹음 내용은 악성 민원인을 고소·고발할 때 증거로 사용됩니다.

    실제 다산콜센터에선 폭언이 지나친 민원인을 고소고발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악성 민원 사례가 80% 넘게 줄어들었습니다.

    MBC뉴스 최유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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