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8년간 부풀려진 수출 통계…의도는?

◀ 앵커 ▶

아주 중대한 내용이긴 한데 아무래도 경제 통계에 관한 것이니까 한번 들어서 이해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통계 오류를 발견한 양효걸 기자에게 몇 가지 더 묻겠습니다.

양 기자, 원론적인 질문이지만 부풀려진 통계는 어떤 점에서 심각한 거죠?

◀ 기자 ▶

경제정책을 결정함에 있어서 가장 기초가 되는 게 바로 한국은행 통계입니다.

그런데 수출통계가 부풀려지면 어떻게 보면 정책을 결정한 사람들 혹은 또 업계 사람들 아니면 일반 국민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고 착시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실제 우리 해외건설 실적이 그렇게 좋지 않은데 '아 우리 수출 잘나가고 있구나' 이렇게 오판할 수 있는 겁니다.

◀ 앵커 ▶

만약 그렇게 오판을 한다면 실제로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겁니까?

◀ 기자 ▶

사실 정책이라는 게 잘 안 나가는 부분에 손길을 더 주고 잘나가고 있다 하면 좀 신경을 덜 쓰는 건데요.

이 통계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2010년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어떤 세계경제가 서서히 회복해 가던 그런 시기였는데요.

과연 어느 나라가 이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날지 '대외적인 성과'가 매우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 앵커 ▶

그런 대외적인 성과, 즉 성적표를 의식해서 당시 이명박 정부가 의도적으로 그런 게 아닐까, 이렇게 추측을 한다면 좀 과한가요?

◀ 기자 ▶

네, 사실 의도까지 파악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다만, 경제수치를 조금이라도 장밋빛으로 보이려는 정부의 입김이 반영됐다면 이건 정말 큰 문제입니다.

제가 가지고 나온 게 이번 문제점을 지적한 한은 내부 문건인데요.

◀ 앵커 ▶

앞서 보도에 나왔던?

◀ 기자 ▶

앞서 보도에 전해드렸었는데, 어떤 이런 내부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준이 적용됐고 지난 8년 동안 왜 교정되지 않았는지 감사원 감사 등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이는 대목입니다.

◀ 앵커 ▶

네, 그렇겠군요.

그러면 방금 말씀하셨듯이 이런 한은 내부의 반발이 심했었는데 그래도 궁금한 것은 8년간 계속 왜 그런 걸 밀어붙였냐 하는 것이죠.

◀ 기자 ▶

처음 이 기준이 적용될 때는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의 시절입니다.

취임 이후에 금리 결정 같은 한은의 고유 업무에 청와대 입김이 작용한 거 아니냐, 다시 말해서 한은의 독립성이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던 바로 그때입니다.

당시 청와대엔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 겸 경제특보가 있었는데요.

한은의 금리 결정에 개입한다는 의혹도 나오곤 했었습니다.

또 2011년에는 한은 직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92%가 한은의 독립성이 악화되고 있다, 이렇게 답한 바로 그 시기입니다.

◀ 앵커 ▶

독립성이 좀 낮다, 그런 시기였군요.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양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