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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앞…30만 볼트 특고압선 매립

초등학교 앞…30만 볼트 특고압선 매립
입력 2018-06-22 20:26 | 수정 2018-06-22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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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앞에 많은 전자파가 나오는 고압선이 설치되어 있는데 여기에 더 강력한 고압선을 한전이 추가로 설치하기로 해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그 근방에 학교가 10곳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주민들은 당연히 아이들 건강을 걱정하죠.

    한전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하고요.

    한수연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결사반대! 특고압! 결사반대! 특고압!"

    경기도 부천시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주민 천여 명이 모인 촛불집회가 열렸습니다.

    비슷한 시각, 3km 떨어진 인천에서도 주민 백여 명이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학교 앞 도로에 초고압 전력선이 추가로 묻히는 걸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이주성/경기도 부천시]
    "케이블이 묻혀 있다는 걸 저희들이 안 이상 절대 수용할 수 없다…."

    초고압선이 매립될 곳은 학교에서 6미터쯤 떨어진 이 도로로, 이미 지하 8미터에 154킬로볼트의 고압선이 묻혀 있습니다.

    기존에 묻혀있는 고압선을 따라 전문가와 함께 전자파를 재봤습니다.

    도로에서부터 학교 안까지 1에서 최대 10밀리가우스까지 전자파가 측정됐습니다.

    일반 가정의 몇 배나 되는 수치입니다.

    한전과 지자체가 측정해 제시한 전자파 수치도 몇 배나 차이나 납니다.

    학교에서 도로로 가까워질수록 전자파는 점점 높아집니다.

    [서한동/전자파 측정 전문가]
    "일반 가정이 0.2-0.5 밀리가우스입니다. 그거보다는 굉장히 (전자파) 노출도가 높다고 보이죠. (추가로 매설되면) 두세 배 이상 노출도가 아마 올라가지 않겠나…."

    [홍혜숙/인천시 부평구]
    "아이들이 모르는 사이에 장기간 전자파에 노출돼 있어서 너무너무 걱정되고 공포스럽고…."

    이미 많은 전자파가 나오는 곳에 가정용 220볼트의 1,600배에 달하는 345킬로볼트 '특고압선'이 추가로 설치됩니다.

    한국전력공사가 서울과 수도권 서부지역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전력구 공사의 마지막 2.5km 구간입니다.

    이전까지 구간에선 지하 50m 터널을 새로 판 한전이, 이 일대만 얕게 묻힌 기존 선로를 사용하겠다고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한전 관계자]
    "땅을 파서 묻는 게 가장 경제적이고 (얕게) 묻어도 (인체에) 별 영향은 없습니다. (이전 구간들은) 지하 매설물이 많이 들어있으면 저희들이 들어갈 공간이 없어요."

    반경 5백 미터에 11개의 학교가 몰려 있습니다.

    [김선화/경기도 부천시]
    "아이들이 잠깐 있는 곳이 아니에요. 아침에 와서 6시간 7시간…. 그 많은 시간 동안 이 전자파에 영향을 받으면서…."

    하지만 전자파 위험에 대한 일관된 기준이 없습니다.

    [김윤명/단국대 전기전자공학부 명예교수]
    "(기준이) 통일이 돼야 하는데, 뭘로 통일해야 할지조차 지금 모르는 상황…."

    부천시가 공사를 임시 중단시킨 가운데 한전은 공사 재개를 허가하지 않을 경우 행정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입니다.

    [김규태/한전 경인건설본부 차장]
    "(터널을 새로 파면) 약 5백억 정도가 소요된다고 예상이 되고요. (기존) 8미터에 들어 있는 전력구가 법과 기준과, 건강상의 위해가 전혀 없다고 판단을 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초고압선 설치가 강행된다면, 아예 등교 거부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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