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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거부자, '전과자' 낙인…"이제는 잊고싶어요"

병역거부자, '전과자' 낙인…"이제는 잊고싶어요"
입력 2018-06-28 20:19 | 수정 2018-06-2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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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1950년 한국 전쟁 이후부터 지금까지 종교적 신념이나 개인적 소신에 따라, 군대 대신 감옥을 택한 병역 거부자가 1만 9천여 명에 이릅니다.

    또 이들의 형량을 모두 합하면 3만 6천 700년이 넘었습니다.

    현재 투옥돼 있거나 이미 옥살이를 마치고 나온 이들은 오늘 헌재 결정을 어떻게 지켜봤을까요.

    손령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헌법불합치 결정이 법정 밖으로 전해진 직후.

    종교적 신념으로 병역을 거부해 투옥 생활을 한 당사자와 그 가족들입니다.

    두 아들을 감옥에 보낸 성우 양지운 씨.

    막내 아들만큼은 전과자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에 감사하기만 합니다.

    [양지운]
    "자식들이 셋씩이나 그런 결정을 내려서 (감옥)가는 것을 보면서 자랑스러웠어요. 아버지의 입장에선 아프기도 하고…."

    17여 년 전, 큰 형이 투옥된 감옥 앞에서 병역 거부를 선언했던 막내아들 양원석 씨.

    [양원석(당시 9세,지난 2011년)]
    "우리 큰 형처럼 똑같이 총을 안 들 거예요."

    두 형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양원석]
    "'정말 이런 방법밖에 없나'라는 고민을 많이 했지만, 오히려 형들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힘을 얻었지…."

    출국금지 통보에 가족 여행조차 가지 못하게 됐을 땐 한국을 떠날 생각도 했습니다.

    [윤숙경]
    "남편에게 우리 이민갑시다. 그런데 막내아들이 '엄마, 나에게도 나의 그 믿음과 소신과 신념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하더라고요."

    백종건 씨는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군복무를 거부하고 투옥됐습니다.

    그 이유로 변호사 자격이 박탈됐고 지금은 변호사 사무실에서 사무직으로 일합니다.

    백 씨는 오늘 결정으로 내 선택이 부끄럽지 않았다 스스로 위로하고 다시 변호사 자격을 회복하는 꿈도 꾸어봅니다.

    [백종건/병역 거부로 2016년 징역]
    "신념 때문에 꿈을 포기하거나 꿈을 잃어버리는 시대가 끝난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꿈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열린 것 같습니다. 변호사 재등록 신청을 한 번 다시 신청해보고…."

    여호와의 증인은 아니지만 손에 총을 쥘 수는 없다는 신념 때문에, 병역 거부라는 양심의 선택을 한 오태양 씨도 헌재의 첫 심리 이후 17년이나 걸린 오늘의 결정이 남다릅니다.

    [오태양/병역 거부로 2016년 징역]
    "병역 거부로 교사의 꿈을 접어야했고, 감옥 행렬이 좀 중단되고 병역거부자들도 우리 사회에 함께 기여하고 봉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열리기를…."

    유엔 인권위원회는 지난 2013년 종교와 양심에 따라 군복무를 거부해 수감된 이들은 전 세계 723명이고 그중 669명, 92.5%가 한국인이라고 발표했습니다.

    MBC뉴스 손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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