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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말 못해요"…썩어도 모르는 장애인 치아

"아파도 말 못해요"…썩어도 모르는 장애인 치아
입력 2018-07-08 20:25 | 수정 2018-07-08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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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중증 지적 장애인들은 충치를 일찍 발견하지 못하고, 발견한 뒤에도 치료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몸이 자유롭지 못하고 의사소통이 어려워서 전신 마취를 해야 하는 경우도 많고요.

    때문에 장애인 전문 치과가 필요한데 우리 현실은 어떨까요.

    최유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치과 의자에 누워 있는 사람은 36살 김병엽 씨 입니다.

    충치 치료를 받기 위해선 데 그리 간단해 보이지 않습니다.

    김씨는 의식이 없고 코에는 산소 투입 호스가 꽂혀 있습니다.

    김씨는 전신 마취를 한 상탭니다.

    "충치 치료 3개 그다음에 치석 제거하고…"

    김씨의 어금니 세 개는 완전히 썩었습니다.

    이가 심하게 아팠겠지만 지적장애 1급인 김 씨는 아프다는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하는 걸 눈치 챈 어머니가 김 씨를 치과에 데리고 왔습니다.

    [이광남/김병엽 씨 어머니]
    "의사소통도 잘 안 되고 이런 애들은 안 해보셨기 때문에 (병원에) 오는 자체를 꺼려하시는 것 같아요. 병원에서도 이런 진료하기가 참 힘들다 이렇게 얘기를 해주시니까…"

    이 장애인 전문 치과병원에 지금 예약하려면 석 달 가까이를 기다려야 합니다.

    "10월 4일까지 353분 정도 예약돼 있으세요."

    '가만히 계세요'. '입을 벌리세요.' 같은 기본적 의사소통이 안 되고. 스스로 몸을 통제하기가 어렵다 보니 중증 장애인들은 전신 마취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진료에 비해 서너 배 시간이 걸리고 마취의사도 있어야 합니다.

    서른 넘은 딸을 데리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박대일 씨도. 서연이 씨도 이가 썩은 뒤에야 치과를 찾았습니다.

    [박대일/지적장애 1급 아버지]
    "우리 애 같은 경우는 중증(장애)이기 때문에 입을 안 벌리는 상황이 되는데…"

    [서연이/지적장애 1급 어머니]
    "치료를 잘 못했어요. 못하고 있다가 이가 많이 썩고 그러니까 수소문을 해가지고 왔어요."

    충치 같은 걸 일찍 발견하지 못하고 치료 시설을 찾기가 어렵다 보니 장애인들의 치아 상태는 훨씬 좋지 않습니다.

    [금기연/서울장애인치과병원장 ]
    "몸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구강 관리가 열악해서 구강 상태가 굉장히 안좋습니다. 대부분 발치가 되거나 (이가 뽑히거나) 심한 치주염에 걸려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중증 장애인은 80만여 명.

    마취 진료가 가능한 치과 병원은 전국 장애인 전문 구강센터 9곳 정도입니다.

    [김동현/경기도 장애인 구강센터장]
    "인건비에 대한 어떤 부담이 되지 않는 이상 (인건비 부담을 해주지 않는 이상) 이곳에 투신해서 일을 할 수 있는 전문 의료진을 더욱더 추가적으로 찾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정부는 장애인 구강진료센터를 17곳 - 광역시도에 하나씩으로 확대한다고 밝혔지만 인력과 시설에 대한 보장 없이는 선뜻 나서는 병원이 없을 거라는 것이 현장의 목소립니다.

    MBC뉴스 최유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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