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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내부 50도로 치솟아…"지침도 안 지켜"

순식간에 내부 50도로 치솟아…"지침도 안 지켜"
입력 2018-07-18 20:05 | 수정 2018-07-1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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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아이들이 차 안에 방치돼 있다 숨지거나 다치는 사고, 처음이 아니죠.

    이게 어른들이 깜빡했다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보니까 정부가 지침까지 만들었지만, 이 지침도 사실 안 지키면 무용지물입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이지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재작년 7월 광주에서 4살짜리 남자아이가 유치원 통학버스에 8시간 동안 갇혔습니다.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이 아이는 2년이 지난 지금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1년 7월 함양에서도 비슷한 사고로 5살 남자 아이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밀폐된 차량, 그것도 뙤약볕이 쬐는 상황에 차에 갇히면 매우 치명적입니다.

    사고가 난 차량입니다.

    오후 3시가 넘어서면서 내부의 시트 표면 온도가 50도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사고 차량과 같은 종류의 승합차로 온도 변화를 측정했더니, 시트 표면 온도가 한 시간 만에 39도에서 46도로 치솟았습니다.

    사고가 난 어제 동두천의 최고 기온은 32도, 바깥 기온이 이 정도였다면, 차량에 갇힌 사람이 어른이었어도 버티기 힘들었을 걸로 보입니다.

    [김지훈/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수분 부족과 전해질 불균형이 일어나고 우리 몸에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상실되는데 그런 증상이 나타나면 환자가 위험해 질 수 있고…"

    비슷한 사고가 툭하면 일어나는데도, 근본적인 대책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동안 나온 거라고 해봐야, 버스 뒷좌석까지 꼭 확인하라는 식의 지침 몇 개 만든 게 전부입니다.

    또 지침을 안 지켜도 별 제재도 없어서 현장에서 무시해 버리면 사고가 또 일어날 수 있는 겁니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 등에선 보다 실질적인 대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슬리핑 차일드 체크, 그러니까 잠자는 아이를 확인하도록 하는 제도로, 운전자가 반드시 뒷좌석까지 가서 아이가 남아있는지 살피고 버튼을 눌러야만 시동이 꺼지도록 하는 겁니다.

    국내에서도 일부 특수학교가 비슷한 시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지만, 널리 보급돼 있진 않습니다.

    [유철진/경은학교 주무관]
    "저 벨 달고 나서는 제가 직접 뒤에 가서 확인해야 하니까 아이들을 그만큼 더 챙길 수 있는 점이 좋아진 거 같습니다."

    정부가 2016년에 내놓은 동승보호자 의무교육 법안마저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는 통학버스 안에 특수단말기를 설치해 어린이가 버스를 타고 내렸는지 부모가 알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하반기부터 시범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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