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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러시아 학사·석사를 3년 만에…'불법유학' 통로 된 '평생교육원'

[단독] 러시아 학사·석사를 3년 만에…'불법유학' 통로 된 '평생교육원'
입력 2018-07-22 20:27 | 수정 2018-07-22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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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평생교육원을 수료하면 러시아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을 수 있게 국내 대학이 불법 알선한 사실을 경찰이 적발해 교육부에 행정조치 할 것을 통보했습니다.

    대학 졸업으로 인정되지 않는 평생교육원을 나와 러시아에서 석사 학위를 받는 일종의 학력 세탁을 한 것인데, 이렇게 해서 대학교수에 임용된 사람도 있었습니다.

    임현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슈킨' 연극대학교.

    2000년대 이후 40여 명의 한국인이 이 대학을 졸업했는데 학사와 석사학위를 합쳐 대부분 3년 이내에 마친 걸로 돼 있습니다.

    [슈킨대 교무처장]
    (그러면 2001년에 입학해서 2년 만에 학부를 졸업했다는 얘기네요.)
    "졸업장 진위 여부는 우리도 구분이 안 됩니다."

    한국 학생들이 이렇게 빠르게 학위를 받을 수 있었던 건 국내에 개설된 경기대와 숭실대의 평생교육원 과정을 학점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수업들은 국내법상 학점이 인정되지 않는 비학위 과정이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2017년 6월)]
    "(평생교육원) 거기에 나온 것을 인정하기는 어렵죠. 러시아에 있는 학교에 그 자격으로 갔다고 하면 문제는 커 보이는데요."

    결국, 국내 고졸 학력으로, 대학생에게 주어지는 러시아 대학 편입자격을 따냈고, 3년 만에 학사와 석사학위까지 받은 겁니다.

    이들 중 7명은 성신여대와 목원대학 등에 정교수로 채용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김 모 교수/성신여대(2017년 6월)]
    "거기는(임용서류에는 ) 학위를 기재하는 것이지 정확하게 이력서처럼 (자세히)기재가 되지 않아요."

    이런 일이 가능했던 이유는 국내 대학들이 '평생교육원'을 사실상 불법유학 프로그램으로 운영했기 때문입니다.

    국내법상 학점이나 학위가 인정되지 않는데도, 러시아 대학 편입이 가능하다고 광고해 학생을 모집했고,

    실제 러시아 대학과 MOU를 맺은 뒤 평생교육원 수료생들에게 학점을 부여해 러시아 대학에 편입시킨 겁니다.

    경찰은 1년에 걸친 수사 끝에 숭실대와 경기대의 불법 사실을 확인하고 교육부에 해당 대학들을 행정 조치할 것을 통보했습니다.

    [황인철 팀장/서울시경 국제범죄수사 1대]
    "대학이 아닌 곳이 외국의 대학과 공동 운영 과정을 해서 불법적인 사실이 확인됐지만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었기 때문에 교육부에 행정처분을 의뢰 조치하였습니다."

    교육부는 경기대와 숭실대에 소명자료를 제출하라고 통보했습니다.

    교육부는 또 평생교육원을 불법 운영한 대학들을 징계하는 동시에, 성신여대 등 사립대학 교수 채용과정의 문제점도 조사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임현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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