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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방화범'…밀폐공간·야적장 '자연발화' 비상

폭염이 '방화범'…밀폐공간·야적장 '자연발화' 비상
입력 2018-07-25 20:25 | 수정 2018-07-2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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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기록적인 폭염에 좀처럼 보기 힘든 일도 심심찮게 발생하는데요.

    '자연 발화'라는 게 있습니다.

    불씨 하나 없는데 그냥 뜨거워서 불이 나는 겁니다.

    베란다에 내놓은 라텍스 베개에 불이 붙고, 폐기물 야적장에서 불이 났는데, 조사해보니까 폭염이 방화범이었습니다.

    송광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의자 위에 놓인 라텍스 재질의 베개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베개를 들자, 라텍스와 천, 그리고 의자 가죽이 녹아내려 눌러 붙었습니다.

    [인의교/부산 금정소방서 조사주임]
    "합성섬유 타는 냄새가 났고, 그다음에 직사광선이 내리쬐어서 베개 위에 소훼 흔적을 남기면서"

    당시 외부 온도는 34도였는데, 아파트 베란다에 있던 라텍스 베개가 두 시간이나 직사광선에 노출되면서 저절로 불이 난 걸로 추정됩니다.

    시중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라텍스 제품인데요.

    여름철 실내에서 이 라텍스 온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최초 온도는 45도였지만, 20분 뒤에, 바닥과 맞닿은 면의 온도가 거의 100도까지 치솟았습니다.

    '고무'로 이뤄진 라텍스는 열 흡수율이 높고, 열이 잘 빠져나가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대로 155도가 넘으면 자연발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원용선/부경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의자와 라텍스가 닿는 부분에 태양으로부터 들어오는 에너지가 계속 축적되어서 국부적으로 (화재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젯밤 광주에서도 폐기물 야적장에 불이 났는데 소방 당국은 폭염 때문에 자연발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비슷한 환경의 야적장 온도를 측정해봤습니다.

    종이가 쌓여 있는 곳의 온도는 70도 가까이 치솟았고, 비닐이 쌓여 있는 곳의 내부 온도는 80도가 넘습니다.

    [김종명/광주 동부소방서 화재조사팀 조사반장]
    "내부온도가 상승해서 일정온도가 넘어가면, 발화점 이상으로 넘어가면 발화되는 현상인데요. 온도가 더 높다면 자연발화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폭염이 계속되면 마치 돋보기로 열을 모으는 것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밀폐된 공간이나 쓰레기장의 자연발화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습니다.

    MBC뉴스 송광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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