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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무 마르고, 닭은 폐사…폭염에 시름 깊은 농가

배추·무 마르고, 닭은 폐사…폭염에 시름 깊은 농가
입력 2018-07-26 20:24 | 수정 2018-07-26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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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오늘(26일) 경북 경산 지방이 40.5도까지 치솟으면서 올여름 최고기온 또 한 번 갈아치웠습니다.

    보름 넘게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더위와 제 일선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건 농가들인데요.

    비교적 서늘하다는 고랭지의 배추와 무들도 말라죽었고, 벌써 2백만 마리 넘게 가축들이 폐사한 축산농가들은, 선풍기를 틀며 가축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김성현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해발 650미터 강원도 평창의 고랭지 배추밭.

    평상시 7월엔 최고기온도 28도를 넘지 않던 곳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파리가 누렇게 타들어간 채 주저앉아 버린 배추가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최고 섭씨 36도에 이르는 폭염이 한 달 가까이 계속되면서 배춧속이 짓물러 터지는 일명 '꿀통 배추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줄기부터 검게 썩어들어가는 무름병까지 퍼지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유창근]
    "40년 동안 농사를 지으면서 이런 폭염은 처음이에요. 앞으로 일주일 동안 이 폭염이나 가뭄이 지속된다면 절반 정도가 못 쓰게 될 수 있어요."

    무밭도 사정은 마찬가지.

    낙엽처럼 바스러질 듯 말라버린 이파리가 축 늘어져 있고, 남자 성인 팔뚝만큼은 되어야 할 무 뿌리는 당근 크기 정도밖에 자라지 못했습니다.

    무 5개 중 1개꼴로 물렁물렁해져 이미 먹을 수 없는 상태입니다.

    [강영임]
    "이 무가 50일 된 무인데 3일 밤낮 물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인데, 일주일 가량 비가 안 오면 이 무는 상품 가치가 없게 돼요."

    수박 농가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반복된 폭염과 열대야로 필요 이상의 수분이 수박 속에 고이면서 씨앗 주변이 검붉게 짓무르고 있습니다.

    [이병주]
    "필요한 당분은 저장하고 남는 수분들은 잎을 통해서 다시 증발을 시켜야 하는데 너무 더워서 (잎이) 타버리고 마르고 하다 보니까…"

    강원도 홍천의 양계 농가.

    찜통더위에 지친 닭들이 부리를 벌린 채 가쁜 숨을 몰아쉽니다.

    대형 선풍기로 바람도 불어넣어 주고 분무기로 물도 뿌려보지만 역부족.

    이 농가에서만 벌써 2천 마리 넘게 폐사했습니다.

    [안기식]
    "조류에는 땀샘이 없어요. 그래서 열을 발산할 수 있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없는 거죠. 최저로 낮춰줘도 (섭씨) 32~33도이니까요. 닭이 성장을 못 하는 거죠."

    올여름 들어 폐사한 가축은 전국적으로 234만 마리를 넘어섰습니다.

    농축산물의 소매가도 크게 올라 배추는 불과 열흘 새 32%, 무는 13%, 수박은 24%나 뛰었습니다.

    한동안 하락세였던 닭고깃값도 최근 들어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소비자들의 밥상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MBC뉴스 김성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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