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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도 '불평등'…건물 빽빽한 舊도심이 더 덥다

더위도 '불평등'…건물 빽빽한 舊도심이 더 덥다
입력 2018-07-31 20:20 | 수정 2018-07-3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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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사상 최악의 폭염이 한반도를 연일 강타하고 있습니다.

    오늘(31일) 서울의 최고기온은 1907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역대 두 번째인 38.3 도를 기록했습니다.

    최고기록이 1994년에 38.4도였으니까 오늘 기온이 딱 0.1도 낮았던 겁니다.

    전국에서 가장 뜨거웠던 곳은 경기도 의왕시로 40.2도를 기록했고 동해안과 산간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35도를 넘었습니다.

    그런데 내일(1일)은 오늘보다 더 덥습니다.

    서울의 수은주가 39도까지 올라가 최고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밤 서울은 11일째 열대야, 포항은 20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지는 등 열기는 밤에도 식지 않을 듯합니다.

    지난 110여 년간 한반도에 이런 폭염은 없었습니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데 같은 수준의 폭염이라도 열기가 더 뜨겁게 느껴지는 지역이 있었습니다.

    '도심 폭염지도'라는게 있는데 김윤미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 리포트 ▶

    5층 이하의 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서울 은평구.

    좁고 뜨거운 골목길을 시민들이 힘겹게 걸어갑니다.

    골목길이 얼마나 덥나 온도를 측정해 봤습니다.

    43.6도.

    같은 시간 서울 공식 기온보다 6도나 높습니다.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열기를 뿜어내는데 골목길에는 바람도 잘 불지 않습니다.

    다닥다닥 붙은 건물들이 바람길을 막기 때문입니다.

    [서형화/불광동 주민]
    "진짜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땀이 많이 나고 머리도 아프고…집에 가면요, 막 진짜 한증막이에요."

    국내 연구진이 실제 백엽상 기온이 아니라, 도시의 환경을 고려해 분석한 체감기온입니다.

    도시 계획이 잘 된 강남보다 구도심 비율이 높은 강북지역의 체감기온이 훨씬 높게 나타났습니다.

    낮기온뿐 아니라 열대야 강도도 강북이 심했습니다.

    구도심에서 여름나기가 훨씬 더 힘들다는 뜻입니다.

    은평 구도심에서 불과 500m 떨어진 신도심만 가도 더위가 달라졌습니다.

    건물 간격이 넓어 바람이 잘 통하고 곳곳에 녹지공간이 있어 더위를 식혀줍니다.

    체감기온 분석 결과, 도시계획이 잘 된 신도심의 체감기온이 구도심보다 3도나 더 낮았습니다.

    [김규랑/국립기상과학원 응용기상연구과 연구관]
    "은평뉴타운 같은 경우는 건물 사이 공간이 많고 가로수도 심어져 있습니다. 가로수는 태양광을 차단하고 증발산에 의해 온도를 낮춰주는…"

    서울 밖으로 나가도 더위 불평등이 뚜렷했습니다.

    환경부가 다음 달 폭염이 발생할 경우 온열질환에 가장 취약한 곳을 조사해 작성한 지도입니다.

    전국에서 광주와 전주, 김해 등 남부지방의 일부 대도시와 경기도의 남양주가 가장 취약했습니다.

    고령인구가 많거나 영유아가 많은 지역, 응급구조 시설이 부족한 곳일수록 폭염에 취약했습니다.

    [오흔진/환경부 과장]
    "평균 온도가 너무 높거나 의료기관 수나 소방서 인력, 지역 소득 등이 낮아서 적응 능력이 낮을 경우 (지도에) 붉게 나타납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더위 불평등을 정확히 파악해 취약지역에 폭염대책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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