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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뚝' 끊긴 재래시장…상인들 '더위와의 사투'

발길 '뚝' 끊긴 재래시장…상인들 '더위와의 사투'
입력 2018-08-01 20:09 | 수정 2018-08-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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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런 최악의 폭염에도 종일 야외에서 생업을 지킬 수밖에 없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은 오늘 하루 어떻게 보냈을까요.

    지금 저희 취재기자가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 나가 있는데 현장을 연결해보겠습니다.

    이문현 기자, 이 기자도 지금 보니까 땀을 많이 흘리고 있는데, 지금은 그래도 해가 져서 낮보다 좀 나은 건가요?

    ◀ 리포트 ▶

    아닙니다. 지금 제 뒤로 보시는 것처럼 이곳에선 농산물 경매가 한창입니다.

    해는 벌써 저물었는데, 현재 36.4도로 기온은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거기에 경매에 나선 백여 명의 사람들과 차량들이 내뿜는 열기로 가만히만 있어도 땀이 흐르고 있는데요.

    저도 오전부터 시장에서 취재를 했는데, 땀이 너무 많이 흘러서 두어 시간 전에 옷을 갈아입었지만 보시다시피 벌써 축축합니다.

    경매 열기가 뜨거운 이곳도 햇빛을 막을 지붕은 있지만, 선풍기 말고는 별다른 냉방장치가 없어서 경매장인지 찜질방인지 분간이 잘 안 됩니다.

    가마솥 더위가 절정이었던 한낮의 농수산물시장은 어떤 표정이었는지 돌아봤습니다.

    아무리 밤과 새벽에 바쁜 도매시장이라지만, 오늘은 그야말로 사람 구경하기 힘들었습니다.

    손님이라고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

    [강순희]
    "수박이 먹고 싶은 거야 싱싱한 수박이. 마트 갔는데 마음에 안 들어서 가락시장으로 온 거예요. 더워서 (손님) 더 없는 거 같아요 다른 날보다도…."

    손님 없어 안 팔린다고 과일을 창고에 마냥 쌓아둘 수만도 없습니다.

    복숭아나 자두 같은 건 아무리 싱싱한 걸 내놔도 한나절을 못 넘기고 물러터집니다.

    멀쩡했으면 귀한 대접 받았을 이 백도 한 상자가 단돈 7천 원.

    [정명선/상인]
    "그러니까 이건 버릴 수도 없고 싸게 파는 거야, 싸도 안 가져가. 나중엔 쓰레기로 가지 어떡해."

    그늘 아래 있는데도 현재 기온 31도가 넘습니다.

    수박을 만져보면, 따뜻함이 느껴질 정도인데요.

    그렇다 보니 상인들은 판매용을 제외하곤 이렇게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실내에서 수박을 보관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기도 힘든 무더위에 제값을 못 받고 버려지는 과일들까지, 상인들은 속은 더 타들어갑니다.

    머리에 얼음 주머니까지 올려가며 사람은 땡볕에서 곤욕을 치러도, 과일들은 냉방 시원한 곳에 아들 딸처럼 모셔둘 수밖에 없습니다.

    [안승남/상인]
    "모든 과일을 내놓고 싶어도 더우니까 상해서 못 내놔요. 그러니까 냉장고에 넣어 놓고 조금씩 내 놔요."

    낮 1시, 현재 기온 40도가 넘었습니다.

    이렇게 그늘 한점 없는 곳에서 수산물을 팔아야 하는 상인들은 더욱 근심이 많습니다.

    [수산물 상인]
    (지금 40도가 넘었는데 오늘 얼마나 더우세요?) "40도가 넘었어요? 40.7도다, 야. (손님들은 좀 있어요?) 안 나오잖아요."

    생선 가게 상인들은 쉴새 없이 녹아내리는 얼음 채우기로 하루가 다 갑니다.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오늘, 농수산물 시장 사람들도 생업을 지키느라 사투를 벌였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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