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김세로

소방관들, 폭염 속 화염과의 사투…방화복은 53도

소방관들, 폭염 속 화염과의 사투…방화복은 53도
입력 2018-08-02 20:30 | 수정 2018-08-02 20:35
재생목록
    ◀ 앵커 ▶

    이처럼 크고 작은 폭염 피해에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소방대원들인데요.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든 날씨에 무거운 장비까지 메고 현장에 나선 소방관들은 그야말로 화염과 폭염 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김세로 기자가 소방대원들의 하루를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불길은 축구장 절반 크기의 창고 하나를 이미 집어삼켰습니다.

    불이 더 번지는 걸 막으려고 소방관은 사다리차에서 연신 물을 뿌립니다.

    헬기를 띄우고, 소화액을 뿌리는 차량까지 동원했지만,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습니다.

    이럴 땐 화염과 정면으로 맞서는 수밖에 없습니다.

    최대한 가까이 불길로 다가가야 합니다.

    38도에 육박하는 날씨.

    거기에 7-8백도나 되는 화염 앞이다 보니, 오래 버티긴 어렵습니다.

    [이병남 소방관/파주소방서]
    "물을 안 마시면 탈수 현상이 계속 돼서 수분 부족으로 실신하게 됩니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 계속 중간 중간 교대로…."

    4킬로그램에 달하는 방화복에 두툼한 방화 헬멧과 두건까지 두른 대원들은 온몸이 이미 땀 범벅입니다.

    30분 넘게 화염과 싸운 이 대원은 결국 탈진해 쓰러졌습니다.

    [이제석 소방관/파주소방서]
    (괜찮으십니까?) "네, 괜찮습니다."

    괜찮다며 다시 일어난 대원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고, 땀방울은 비 오듯 쏟아집니다.

    [이제석 소방관/파주소방서]
    "저희는 교대하고 있어서 괜찮아요. 지금 연소확대 되는 것만 방지하고 있어요."

    화재현장은 시간과의 싸움.

    큰 불길이 잡혀 어둠이 깔린 뒤에야 김밥이 배달됩니다.

    무겁게 짓누르던 방화복만 간신히 벗고 그 자리에 서서 한 끼를 겨우 때웁니다.

    [조정희 소방관/파주소방서]
    "지금 식사 때가 많이 지난 상태에서 먹는 거라 저희 직원들 거의 탈진상태라고 보시면 되겠죠."

    잠깐의 휴식 시간에도 맘이 편하진 않습니다.

    물 한 모금 마시고, 땀을 식히며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봅니다.

    지금 이들이 느끼는 고통이 어느 정도일지는 방화복 내부 온도만 재봐도 알 수 있습니다.

    1천도 온도에서 4분 이상을 버텨야 하는 방화복 내부는 요즘 같은 폭염엔 50도를 훌쩍 넘습니다.

    [서재철 소방관/파주소방서]
    "사우나죠. 그냥 탈진이 금방 와요. 일반 화재 진압보다 이렇게 폭염이 있을 때는 한 10분도 못돼서 탈진이 오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2012년 8월엔 화재 진압 중이던 소방관 4명이 한꺼번에 탈진해 쓰러졌고, 이듬해 8월엔 30대 소방관이 폭염 속에 불길을 잡다가 쓰러져 결국 숨졌습니다.

    사상 최악의 폭염.

    소방대원들은 시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30킬로그램짜리 장비를 짊어진 채 화마와 싸우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세로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