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이기주, 김장훈

8·2 부동산대책 1년…양극화에 '절반만 잡은' 집값

8·2 부동산대책 1년…양극화에 '절반만 잡은' 집값
입력 2018-08-02 20:36 | 수정 2018-08-02 20:47
재생목록
    ◀ 앵커 ▶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서울 강남을 비롯한 부동산 인기지역의 투기세력을 압박하기 위한 8·2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꼭 1년 됐습니다.

    과연 이 정책은 효과를 냈는지 저희가 점검해봤는데 성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기주, 김장훈 두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김현미/국토교통부 장관(지난해 8월 2일)]
    "정부는 집을 거주 공간이 아니라 투기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일은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재건축 초과 이익환수, 대출과 분양가 규제까지 정부의 대책은 숨 가빴습니다.

    8·2대책 1년, 거래 현장은 어땠을까요?

    당첨만 되면 최소 2억 원은 번다는 강남의 한 분양 아파트.

    이른바 로또 아파트에 당첨되기 위해 수 천명이 장사진을 쳤고, 엄격해진 1순위 분양 자격을 얻기 위해 위장 이혼 등 불법 청약이 성행하기도 했습니다.

    재건축을 할 경우 초과 이익 환수제 적용대상인 서울 대치동의 은마 아파트.

    114제곱미터 34평형의 17억원의 매물광고가 붙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거래된 가격은 18억 2천만 원, 매물이 나온 지 2주 만에 최초 호가보다 1억 이상 비싸게 팔렸습니다.

    [공인중개사]
    "방향이 위로 틀어진 건 맞아요. 근데 주변 시세를 계산하면 20억 원 넘어야 하는 건 맞잖아요."

    지난 1년간 서울 집값은 대책이 나올 때만 주춤하다 슬금슬금 오르기를 반복하며 평균 6.6% 올랐습니다.

    촘촘한 규제는 지방 부동산을 뒤흔들었습니다.

    조선업 불황의 여파가 컸던 경남 거제가 20% 내렸고, 창원과 울산, 경주도 10% 넘게 하락했습니다.

    전국 미분양의 83%인 5만 2천여 채가 지방에 집중돼 있고, 손해를 보고 분양권을 파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공인중개사]
    "마이너스 프리미엄 3천만 원대가 많이 돌아다녔었는데 지금은 마이너스 3천만 원짜리는 많이 없어졌고…."

    8·2 대책 이후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유독 서울 집값만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 4구를 보면 지난 1년간 10% 넘게 올랐는데요.

    그 이유를 김장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아파트입니다.

    지난 5월 거래된 전용면적 35제곱미터 평형 아파트는 단 한 채 올 1월보다 2억 7천5백만 원, 20% 껑충 뛰었습니다.

    [유재환/공인중개사]
    "매도하려는 분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쓸만한 물건 같은 경우 서로 매입하려고 달려드는 편입니다."

    다주택자를 겨냥해 세금 부담을 대폭 늘리자, 집값이 오를만한 이른바 똘똘한 한 채 보유 심리가 확산되면서, 매물 품귀 현상이 서울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는 겁니다.

    버티면 더 오를 거라는 기대감에 급하게 팔기보다 세금을 내더라도 가족에 물려주는 경우도 늘었습니다.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7천 940건으로, 지난해보다 1.5배 급증했습니다.

    [박원갑/KB국민은행 부동산위원]
    "다주택자들에게는 양도하는 것보다 증여세 부담이 싸니까 자녀에게 절세목적으로 집을 정리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강남에선 재건축이 줄을 잇고 있는데다, 용산과 여의도 개발 계획도 대기 중입니다.

    천조 원으로 추산되는 부동자금이 똘똘한 한 채 투자에 머문다면 하반기 서울 집값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8·2 부동산 대책이 이른바 갭 투자를 잡고, 수도권 전 월세를 안정시키는 등 일정부분 기여했지만, 더 벌어진 서울과 지방의 집값 격차에 아직은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MBC뉴스 김장훈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