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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간다] 스릴 만점 '수상레저'…안전은 챙기셨나요?

[바로 간다] 스릴 만점 '수상레저'…안전은 챙기셨나요?
입력 2018-08-03 20:32 | 수정 2019-10-0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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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이슈의 현장을 찾아가는 '바로 간다', 인권사회팀 이준범 기자입니다.

    휴가철입니다.

    기록적인 더위를 피해서 놀러가신 분들 많으시죠.

    요즘엔 시원한 강바람 쐬면서 즐기는 수상레저도 인기가 많은데요.

    그런데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도 강에서 고무 보트 타고 놀던 30대 남성이 숨졌는데요.

    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현장으로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북한강을 끼고 있는 경기도 가평으로 향했습니다.

    쭉 뻗은 강줄기를 시원하게 내달리는 보트.

    미끄럼틀을 타고 강물로 몸을 던지는 사람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지금 여기서 영업하고 있는 수상레저 업체는 90곳이나 되고, 주말이면 1천명 가까운 인파가 몰립니다.

    어떤 식으로 이용하고 있는지, 걱정 없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저희도 직접 안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레저시설 입장권을 끊고 들어갔더니 제일 먼저 보인 건 바닥에 아무렇게나 쌓여있는 구명조끼였습니다.

    사이즈에 따라 구분되어 있지도 않고, 입으라고 안내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저도 직원이 아니에요."

    그냥 현수막 하나 걸어놨을 뿐입니다.

    이번엔 헬멧을 찾아봤습니다.

    수상레저안전법 규정을 살펴봤더니 다른 배가 끌고 가는 고무보트를 탈 때는 안전모도 반드시 써야 한다고 돼 있는데요.

    정작 헬멧 보관함이 텅 비어있습니다.

    규정을 어기고 싶지 않아서 직원한테 가서 헬멧 좀 갖다달라고 했습니다.

    [수상레저업체 직원]
    "헬멧은 탑승하시고 뒤로 주실 거예요. 쓰고 다니시는 게 아니고요. 앞에 분들이 주실 거예요.

    앞서서 보트를 타고 내리는 사람한테 받아서 쓰라는 얘기인데, 정작 먼저 보트 탄 손님 중에 안전모 쓴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건네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보트는 손잡이를 놓치면 튕겨져 나갈 만큼 빠르게 달리는데, 안전모가 없다보니 내내 불안했습니다.

    황당한 일은 또 있었습니다.

    선착장에 도착해 내릴 때 누가 보트에 달린 줄을 잡아줘야 하는데 이것도 손님들이 해야 합니다.

    관리하는 직원이 없어섭니다.

    (왜 줄을 잡아주세요?)
    "뒷사람이 해야 돼요. 여기 사람이 없어요."

    여기만 이런가 싶어서 다른 업체도 돌아봤더니, 대부분 비슷비슷했습니다.

    몸이 공중으로 붕 떴다가 떨어지는 미끄럼틀.

    수심이 얕은 곳으로 떨어지면 다칠 수 있을 것 같은데, 여기도 헬멧 쓴 사람은 없습니다.

    헬멧 보관함에 가보니, 너덜너덜하고 찢어진 게 대부분입니다.

    이 와중에 곳곳에선 술판까지 벌어집니다.

    대놓고 무제한으로 술을 파는 업소가 있는가 하면,

    [매점]
    "개수 제한 없어요. 많아요. 다 사가세요, 다 사가세요, 다 사가세요."

    한 사람 앞에 한 잔씩만 판다고 적어 놓고, 더 달라면 더 주기도 합니다.

    "저 맥주 한 잔 더 주세요."

    술 취한 상태에서 놀이기구 타는 걸 막으려면 누군가 확인을 해야 할 텐데, 안전요원은 그럴 여력이 없어 보입니다.

    [안전요원]
    "잘못 타게 되면 목이나 허리가 골절될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조심하셔야 해요. 설명할 시간 자체가 없어요. 솔직히요."

    이런 상황에서 안전사고도 비일비재합니다.

    [손님]
    "풀장 같은 데서 놀고 있는데 발이 아파서…. 몰랐는데 나무 가시가 발 속에 들어가 있는 거예요."

    119 구급차도 목격했습니다.

    한 여성이 놀이기구를 타다가 발목을 다쳐 응급실에 실려 가는 거라고 합니다.

    얼마나 많이 다치는지 근처 병원에 물어봤습니다.

    [응급실 지구언]
    "지금은 50~60명 정도는 하루에 오죠. 되게 위험해요. 다치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아요."

    관할 지자체를 찾아가 다들 왜 이렇게 영업하는지 물었습니다.

    담당 공무원은 구명조끼나 안전모 착용은 단속을 강화하면 해결할 수 있겠지만, 더 큰 문제는 안전 규정 자체에 있다고 말합니다.

    수심이 깊고 더 위험한 수상 놀이시설의 경우에도, 워터파크 물놀이 시설과 똑같이 660제곱미터에 안전요원 한 명만 배치하도록 해놨는데, 이런 정도로는 도저히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담당 공무원]
    "실질적으로 (안전요원이) 한 명 있으면, 사람이 엄청 많은데 그 안에…. 수십 명이 놀고 있는데 한 명으로 되겠어요? 그런 점은 문제가 있죠, 제도적으로."

    물놀이 사고로 올 여름 북한강에서만 벌써 두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람 생명이 달려있고, 공무원부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할 정도라면 빨리 법을 바꾸든,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요?

    바로 간다 이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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