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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수F
[바로간다] '사람 잡는' 백두대간 '찜통' 열차
[바로간다] '사람 잡는' 백두대간 '찜통' 열차
입력
2018-08-09 20:28
|
수정 2019-10-0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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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인권사회팀 이지수 기자입니다.
폭염의 기세가 무서울 정도입니다.
온열질환자도 속출하고 있는데요.
며칠 전 제가 황당한 제보 하나를 받았습니다.
이런 불볕더위에 코레일이 에어컨 없는 관광열차를 운행해 승객이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게 사실인지, 현장으로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경북 봉화에서 강원도 태백까지 오고 가는 코레일 관광 열차를 탔습니다.
창밖으론 백두대간을 따라 멋진 풍경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승객들은 영 힘이 없어 보입니다.
다들 부채질만 하고 있습니다.
"더워요. 와 무지하게 더워요."
왜 이렇게 덥나 했더니, 에어컨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안내 방송]
"열차 내에는 에어컨 대신 선풍기, 난방 대신 난로가 자리를 잡고 있는데요."
복고풍으로 꾸민 열차라, 애초에 에어컨을 안 달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선풍기가 돌아간다지만, 더운 바람만 나옵니다.
승객 불만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더워요. (더워요.) 더워요. (더워요. 땀이 막 나고 있어요.)"
보시다시피 유리창을 통해 햇빛이 그대로 들어와 열차 안은 옷이 젖을 정도로 뜨겁고 습한 상태입니다.
더위 식히라고 부채와 얼음물을 놔두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걸론 역부족이었습니다.
"(이 정도로 더운 줄 아셨어요?) 몰랐죠. 당연히 에어컨이 있는 줄 알았지."
열차 내부 온도는 얼마나 될까요?
오전 11시에 쟀더니 벌써 38도입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살펴보니, 객차 내부가 온통 벌겋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나은 편이라고 합니다.
지난달 이 열차에서 촬영한 사진엔 44.9도가 찍혀 있습니다.
과장이 아니라, 온도는 습식 사우나 수준인 겁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우리 안 탔지. 솔직히 말하면. 열사병 걸리지."
체면 불구하고 아예 양산을 편 승객도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45도 됐대요, 이게. 우리는 한 번씩 왔다 가면 괜찮은데 직원들은 얼마나 고생하겠나."
이 승객 말처럼 승무원들은 더 고생입니다.
연신 물을 마시고, 얼음 팩을 손으로 문지르거나 꽉 껴안고 있기도 합니다.
지금은 하루 4시간으로 줄었지만, 지난달까진 에어컨 없는 찜통 열차를 8시간 넘게 타야 했습니다.
[승무원]
"평일에는 여덟, 아홉 시간을 열차 안에 있고요. 주말에는 12시간씩. 너무 더우면 머리가 너무 아파서 병원까지 다녀왔어요."
승객도 승객이지만, 승무원들의 느끼는 고통도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승무원]
"열차 내부가 45도까지 올라가면 사람이 이게 좀 어지럽기도 하고 속이 정말 안 좋고요."
특히 더위를 못 견뎌 중간에 내리는 손님들한텐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합니다.
[승무원]
"저희가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요. 저희도 같이 땀 흘리는 입장이니까. (손님들이) 화도 엄청 내시고 내리시겠다 내려달라 (하시니까요.)"
그래서 에어컨 좀 달아달라고 회사에 몇 번이나 말했는데, 소용이 없었다고 합니다.
[승무원]
"'(열차)콘셉트다' 라고 하면서 (냉방)시설 같은 건 절대 안 해주세요. 계속 요구하니까 아이스조끼를 지급해주셨어요. 근데 입고 다니면 고객님들 눈치도 있고…"
이 폭염에 관광열차를 왜 이렇게 운행하냐고 코레일에 물어봤습니다.
코레일에선 "봉화와 태백을 잇는 관광열차에 에어컨이 없다는 건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고, 이걸 모르고 왔다가 안 타겠다고 하는 손님한텐 환불도 해준다"고 했습니다.
또 모레부터는 운행 중인 관광열차에 에어컨 달린 열차 한 칸을 더 붙여서 불편을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더니 오늘 방송이 나간다고 하자 급하게 저녁에 다시 연락이 와서 낮 기온이 35도가 넘으면 아예 운행을 중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해왔습니다.
코레일이 급한 대로 이렇게 조치를 한 건 다행입니다.
다만, 대책이 진작에 나왔다면 어땠을까요?
입추도 지났고, 다음 주면 벌써 말복인데 말입니다.
바로 간다 이지수입니다.
인권사회팀 이지수 기자입니다.
폭염의 기세가 무서울 정도입니다.
온열질환자도 속출하고 있는데요.
며칠 전 제가 황당한 제보 하나를 받았습니다.
이런 불볕더위에 코레일이 에어컨 없는 관광열차를 운행해 승객이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게 사실인지, 현장으로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경북 봉화에서 강원도 태백까지 오고 가는 코레일 관광 열차를 탔습니다.
창밖으론 백두대간을 따라 멋진 풍경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승객들은 영 힘이 없어 보입니다.
다들 부채질만 하고 있습니다.
"더워요. 와 무지하게 더워요."
왜 이렇게 덥나 했더니, 에어컨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안내 방송]
"열차 내에는 에어컨 대신 선풍기, 난방 대신 난로가 자리를 잡고 있는데요."
복고풍으로 꾸민 열차라, 애초에 에어컨을 안 달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선풍기가 돌아간다지만, 더운 바람만 나옵니다.
승객 불만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더워요. (더워요.) 더워요. (더워요. 땀이 막 나고 있어요.)"
보시다시피 유리창을 통해 햇빛이 그대로 들어와 열차 안은 옷이 젖을 정도로 뜨겁고 습한 상태입니다.
더위 식히라고 부채와 얼음물을 놔두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걸론 역부족이었습니다.
"(이 정도로 더운 줄 아셨어요?) 몰랐죠. 당연히 에어컨이 있는 줄 알았지."
열차 내부 온도는 얼마나 될까요?
오전 11시에 쟀더니 벌써 38도입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살펴보니, 객차 내부가 온통 벌겋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나은 편이라고 합니다.
지난달 이 열차에서 촬영한 사진엔 44.9도가 찍혀 있습니다.
과장이 아니라, 온도는 습식 사우나 수준인 겁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우리 안 탔지. 솔직히 말하면. 열사병 걸리지."
체면 불구하고 아예 양산을 편 승객도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45도 됐대요, 이게. 우리는 한 번씩 왔다 가면 괜찮은데 직원들은 얼마나 고생하겠나."
이 승객 말처럼 승무원들은 더 고생입니다.
연신 물을 마시고, 얼음 팩을 손으로 문지르거나 꽉 껴안고 있기도 합니다.
지금은 하루 4시간으로 줄었지만, 지난달까진 에어컨 없는 찜통 열차를 8시간 넘게 타야 했습니다.
[승무원]
"평일에는 여덟, 아홉 시간을 열차 안에 있고요. 주말에는 12시간씩. 너무 더우면 머리가 너무 아파서 병원까지 다녀왔어요."
승객도 승객이지만, 승무원들의 느끼는 고통도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승무원]
"열차 내부가 45도까지 올라가면 사람이 이게 좀 어지럽기도 하고 속이 정말 안 좋고요."
특히 더위를 못 견뎌 중간에 내리는 손님들한텐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합니다.
[승무원]
"저희가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요. 저희도 같이 땀 흘리는 입장이니까. (손님들이) 화도 엄청 내시고 내리시겠다 내려달라 (하시니까요.)"
그래서 에어컨 좀 달아달라고 회사에 몇 번이나 말했는데, 소용이 없었다고 합니다.
[승무원]
"'(열차)콘셉트다' 라고 하면서 (냉방)시설 같은 건 절대 안 해주세요. 계속 요구하니까 아이스조끼를 지급해주셨어요. 근데 입고 다니면 고객님들 눈치도 있고…"
이 폭염에 관광열차를 왜 이렇게 운행하냐고 코레일에 물어봤습니다.
코레일에선 "봉화와 태백을 잇는 관광열차에 에어컨이 없다는 건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고, 이걸 모르고 왔다가 안 타겠다고 하는 손님한텐 환불도 해준다"고 했습니다.
또 모레부터는 운행 중인 관광열차에 에어컨 달린 열차 한 칸을 더 붙여서 불편을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더니 오늘 방송이 나간다고 하자 급하게 저녁에 다시 연락이 와서 낮 기온이 35도가 넘으면 아예 운행을 중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해왔습니다.
코레일이 급한 대로 이렇게 조치를 한 건 다행입니다.
다만, 대책이 진작에 나왔다면 어땠을까요?
입추도 지났고, 다음 주면 벌써 말복인데 말입니다.
바로 간다 이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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